36세 맏언니 지은희, LPGA ‘매치 퀸’에 올랐다
지은희가 3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AFP연합뉴스지은희(36)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매치 퀸’에 등극했다.
지은희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2022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총상금 150만 달러) 결승에서 후루에 아야카(일본)를 3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9년 1월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 우승 이후 3년 4개월 만의 우승이다.
‘뱅크 오브 매치플레이’ 결승서
후루에 3홀 차로 제치고 등극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 경신
지은희는 우승 상금 22만 5000달러(약 2억 8000만 원)를 거머쥐며, LPGA 통산 6승 고지에 올랐다. 이날로 나이가 ‘36세 17일’째인 그는 LPGA 투어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도 새로 썼다. 종전엔 2020년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우승할 때 박희영(35)이 세웠던 ‘32세 8개월 16일’이 최고령 기록이었다.
LPGA 투어 한국인 현역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지은희는 6승 가운데 4승을 30세를 넘어 따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지은희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파자리 아난나루깐(태국), 다니엘 강(미국)을 꺾고, 캘리 탄(말레이시아)과 무승부를 거둬 조 1위(2승 1무)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전에선 최혜진(23), 8강전에선 마델렌 삭스트롬(스웨덴)을 차례로 제압한 뒤 이날 준결승에서 교포 앤드리아 리(미국)를 4홀 차로 따돌리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 지은희는 14살이나 어려 체력에서 우위인 후루에를 맞아 초반 짧은 퍼팅을 실수하면서 끌려갔다. 하지만 후루에가 더블보기를 범한 3번 홀(파4)을 따내며 반격에 나섰다. 8번 홀(파3)에선 4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9번 홀(파5)에선 샷 이글을 때려 앞서나갔다.
10번 홀(파4)에서 2m 파 퍼팅을 성공해 2홀로 격차를 벌인 지은희는 11번 홀(파4)을 내줬지만, 12번 홀(파4)에서 후루에가 3퍼트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2홀 차 리드를 되찾았다. 16번 홀(파5)에서 후루에가 다시 3퍼트 보기를 한 사이 지은희는 파 퍼트를 넣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뒤 지은희는 “퍼팅이 안 됐더라면 (우승은) 힘들었을 것”이라며 퍼팅과 쇼트게임을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지은희는 “섀도 크리크 컨트리클럽은 그린 주변이 어렵고 마운드가 많아서 어려웠다”며 “다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파세이브를 많이 하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지은희는 내달 3일 개막하는 US여자오픈 출전권도 확보했다. 지은희는 “US여자오픈에 출전하는 방법이 이번 대회 우승밖에 없었는데, 그 생각을 많이 하며 집중을 많이 했다”면서 “올해 못 나갈 줄 았았다가 출전하게 돼 기쁘다. 이번 주에 이어서 다음 주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정광용 기자 ky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