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투표 경향 이번에도” vs “인물 보고 선택 많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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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초단체장 선거 판세는

30일 한 유권자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 해운대구 선거공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민의힘이 압승할까, 아니면 민주당이 이변을 일으킬까.”

제8회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선거를 둘러싼 다양한 시나리오가 쏟아져 나온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3월 대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부산 16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현직 구청장들이 선전할 것이란 관측도 만만찮다. 여야 모두 혼전지역에 막판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6·7회 지선 때 집권 세력 싹쓸이 현상
정치의식 높아져 투표 흐름 변화 예상도
민주, 남·북·강서·영도 등 승부처 분류
국힘, 16개 구·군 석권 조심스레 전망

민주당은 30일 현재 부산 남, 북, 강서, 영도 4곳을 최종 승부처로 보고 있다. 남구의 경우 국민의힘 내부 경쟁이 치열했던 곳이고 갑·을 당협위원장의 사이가 좋지 못하다. 북구는 박민식 전 의원이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되면서 북강서갑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상태다. 강서는 국민의힘 김형찬 후보가 공무원 재직 시절 출장 중 카지노 출입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영도도 국민의힘 경선 후유증이 일부 남아 있는 곳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해운대구를 포함해 이들 지역 민주당 현역 구청장들의 개인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데다, 토론회 등을 통해 상대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했다”며 “4~5곳 모두 또는 최소한 2~3곳에서 우리 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강서와 영도 정도만 경합지역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지역들도 박빙 우세 지역으로 분류, 16개 구·군 전 지역 석권을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강서의 경우 민주당 노기태 현 구청장이 자신의 조직을 총동원하면서 지지층이 차츰 결집하고 있지만, 반대 작용으로 막판 국민의힘 지지세 결집도 이뤄지고 있어 다소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 영도구를 접전지역으로 꼽는 데 대해서도 최근의 전반적인 흐름을 감안할 때 다소 유리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선거 초반엔 일부 경합지역이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우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16개 기초단체장 선거 모두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산의 기초단체장 선거는 정치인 개인 역량이 중요한 총선과 달리 ‘줄투표’ 경향이 강하고, 대통령이나 정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금까지 부산지역 지선에선 부산시장부터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까지 특정 정당의 독점 구도가 고착화돼 있다. 제6회 지방선거 때까지 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한 것이나, 7회 지선 때 ‘문풍(문재인 바람)’의 영향으로 민주당이 사상 처음으로 부산 13개 기초단체에서 승리한 것이 단적인 예이다. 이번에도 집권세력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급상승 중이다. 리얼미터 정례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3주 차(16~20일) 때 56.3%였던 윤 대통령의 부산·울산·경남(PK) 국정지지도가 이번 4주 차(23~27일)에선 64.6%로 급증했다. 이 기관의 3주차 조사 때 국민의힘 PK 지지도는 56.3%로 민주당(35.3%)보다 20%포인트 넘게 높았다. 입소스·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가 KBS·MBC·SBS 등 방송 3사 의뢰로 지난 23~25일 실시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박형준(52.3%) 후보가 민주당 변성완(25.9%) 후보를 배 이상 앞섰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적지 않다. 지방선거가 8회를 맞이 하면서 지역 유권자들의 정치의식이 성숙해 ‘몰표’나 ‘싹쓸이’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이번 부산 지선에선 ‘정당’ 못지않게 ‘인물’ 보고 투표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기택· 강희경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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