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논 훼손 주범 멧돼지 포획 대신 쉼터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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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세자트라숲에 조성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RCE) 세자트라숲 다랑논 귀퉁이에 마련된 멧돼지 쉼터. 통영RCE 제공

“엉뚱한 곳 파헤치다 괜한 미움 받지 말고 여기로 오렴.”

경남 통영에 골칫덩이 야생 멧돼지를 위한 쉼터가 마련됐다. 멧돼지에게 놀이 공간을 제공해 멀쩡한 논과 밭을 훼손하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통영RCE)은 최근 세자트라숲 내 다랑논 귀퉁이에 멧돼지 쉼터를 만들었다고 31일 밝혔다.

통영RCE는 봄이면 지역 어린이들과 함께 모를 심고 가을에 추수하며 농부의 고마움과 농업의 소중함을 체험한다.

그런데 지난해 아이들이 힘들게 조성해 놓은 다랑논에 멧돼지들이 나타나, 벼 이삭을 뜯어 먹고 파헤치는 바람에 한 해 농사를 망쳤다. 올해 모내기 후 대책을 고민하다 궁여지책으로 쉼터를 만들게 된 것이다.

조성된 멧돼지 쉼터는 6.6㎡(2평) 남짓한 공간이다. 사방에 둑을 쌓고 물을 채워 논과 같은 환경을 만들었다.

통영RCE 관계자는 “멧돼지가 이곳에서 놀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겐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의미 있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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