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명문 경남고, 48년 만에 황금사자기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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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부산 서구 경남고 교정에서는 경남고 야구부의 황금사자기 우승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경남고 재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은 야구부 선수들이 우승컵과 우승기 등을 들고 입장하자 큰 박수를 보냈다.

부산 야구 명문이자 고교야구 전통의 강호인 경남고가 48년 만에 황금사자기 전국 고교야구 대회를 제패했다. 경남고는 투수와 타자들의 고른 활약 속에 전국 최강의 전력을 갖추며 6승 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경남고는 이어 열리는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와 대통령배 대회에서 또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31일 오후 1시께 부산 서구 경남고 교정은 야구부 선수들을 기다리는 재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로 들어찼다. 야구부 선수들이 우승컵과 우승기를 들고 위풍당당하게 입장하자 곳곳에서 응원과 함성이 터져 나왔다. 주장 김범석(3학년)을 비롯한 경남고 야구부 선수들은 백영선 경남고 교장에게 우승컵과 우승기를 건네며 연이어 파이팅을 외쳤다. 야구부 선수들은 친구, 부모님, 선생님과 우승컵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투수·타자 고른 활약 힘입어
평택 청담고 7-2로 꺾고 우승
완벽 투구 투수 나윤호 MVP
부산 12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

경남고는 3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평택 청담고를 7-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남고가 황금사자기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1974년 이후 48년 만이며, 통산 7번째 우승이다. 전국 4대 고교야구대회(대통령배·황금사자기·청룡기·봉황기)에서 우승한 것은 2010년 이후 12년 만이다. 부산지역 고교팀이 전국 4대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12년 만이다.

경남고는 선발 투수 신영우(3학년)와 구원 투수 나윤호(2학년)를 앞세워 신흥 강자로 떠오른 청담고 타선을 잠재웠다. 경남고는 5회말 청담고에 2점을 먼저 내주며 끌려갔지만, 7회초 청담고 투수 류현곤이 투구 제한(105구)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연속 득점을 뽑아내며 앞서갔다. 경남고는 적시타와 밀어내기 볼넷, 희생플라이를 섞어 5-2로 역전에 성공했다. 9회초 공격에서 2점을 추가한 경남고는 7-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남고는 신영우에 이어 등판한 사이드암 투수 나윤호가 6회부터 4이닝 무실점 3안타 1볼넷 4탈삼진의 완벽 투구를 펼치며 팀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 나윤호는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나윤호는 이번 대회에서 6경기 중 5경기에 나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3의 활약을 펼쳤다. 경남고는 최우수선수상을 비롯해 △우수투수상(박윤성) △수훈상(강민우) △최다타점상(김정민·7점) △최다안타상(조세익·11개)을 휩쓸었다.

경남고는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강호인 덕수고를 4-3으로 꺾고 2차전에 진출했다. 이어 덕적고(10-3)와 북일고(6-3), 선린인터넷고(8-4)를 잇따라 격파하며 결승전에 올랐다. 경남고는 이번 대회에서 팀 타율 0.350이 넘는 최고의 공격력을 바탕으로 신영우와 박윤성, 나윤호가 호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주장이자 주전 포수인 김범석은 뛰어난 포구 능력으로 마운드에 안정감을 더했다.

경남고는 현 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 총재를 비롯해 ‘무쇠팔’ 고 최동원 선수, 송승준, 이대호, 한동희, 최준용 등 무수히 많은 야구 스타를 배출한 전국구 고교야구 명문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동문들의 열띤 응원과 후원 속에 부산 고교야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경기가 열린 30일 목동구장에는 부산과 서울에서 온 경남고 동문 수백 명이 후배들의 우승을 응원했다. 경남고 출신 프로야구 선수인 한유섬(SSG 랜더스)은 음료 50잔을 들고 경기장을 찾아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글·사진=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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