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i’ 대신 ‘gim’ 표기… 한국김, 일본에서 높아진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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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김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김의 양이 점차 늘면서 김을 부르는 명칭도 달라지고 있는 것. 특히 조미김 부분에서 수출량이 높은데, 일본식 명칭인 ‘노리’(NORI)로 불린던 김은 최근 우리 말인 ‘김’(GIM)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해양수산부는 김 수출 기업에 일본식 명칭인 ‘노리’(NORI) 대신 한국식 명칭인 ‘김’(GIM) 사용을 독려할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김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포장용기에 ‘씨위드’(Seaweed)나, 일본식 명칭인 ‘노리’(NORI)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 식품의 위상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또 한국 김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수출기업들이 한국어 표기인 ‘김’(GIM)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적지만 일부 기업에서 한국식 명칭을 사용하면서 정부 측에서도 이를 독려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수출 매년 증가 올 650억 확정
조미김 비중 70% 이상 차지
한국산 인지도 높아지면서
‘김’ 표기 기업들 점차 늘어
해수부도 지원 방안 등 검토

업계 관계자도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수입국에서 원하는대로 표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일본식 혹은 영어 표기를 한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기업들이 한국식 표기를 조금씩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 한국김의 인기 비결은 다양한 김 가공품에 있다. 일본에서 김을 소비하는 인구는 한국과 비슷하다. 한국수산무역협회에 따르면 양국의 연간 김 소비량은 80억 장으로 비슷하다. 일본은 주로 마른김만 소비하며, 가공품이라고 해도 간장에 절여 말린 김이 전부다. 그에 비해 한국은 기름발라 구운 김에 소금을 뿌린 조미김, 부스러기 형태의 김자반, 김 사이에 각종 스낵을 끼워먹는 김스낵 등 종류가 다양하다. 한 김 수출 기업은 “일본에서도 김을 소비하는 젊은 인구가 점점 줄다가 주먹밥 즉, ‘오니기리’가 간편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김 소비가 늘고 있다”며 “여기에 우리 한국 김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 소비 강국인 일본 내 우리 김의 수출액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고, 특히 이 중 조미김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늘고 있다. 한국수산무역협회는 지난 24~25일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대일(對日) 한국 김 수출 입찰·상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마른김 227억 원(366만 속)과 조미김 등 423억 원(510만 속) 합계 650억 원(876만 속)의 일본 수출이 확정됐다. 한국의 김 제품 해외 수출 분량 중 조미김 점유율은 2019년에 65% 가량이었으나 지난해는 70%까지 올랐다. 총 수출액도 2019년에는 5억 8000만 달러 였다가 지난해에는 6억 93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배기일 한국수산무역협회 회장은 “이번 입찰상담회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조미김 출품 수량이 높은 가격에 전량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냄으로써 한국산 김 최대 수입국가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서 품질과 맛을 인정받고 있음이 입증됐다”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는 글로벌 식품으로서 한국 김의 국제 경쟁력과 그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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