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집권여당? 여소야대 ‘친명’야당?
“6월 지방선거 이후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이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번 6월 지선이 윤석열 정부와 여야 정치권의 역학 관계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되는데다 유력 정치인들의 명운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여야 지도부가 지원 유세에 총출동하고 차기 주자들이 직접 선거전에 뛰어든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여야의 승리 기준부터 다르다. 국민의힘은 경기도지사를 포함해 광역단체장 10석 이상을 가져와야 확실한 승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은 경기지사 등 광역단체장 7석 이상을 가져오면 승리라고 생각한다. 결국 경기지사 선거가 승패의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선 결과 따라 정국 요동칠 듯
유력 정치인 대권행보 가속도
어느 정당이든 승리하는 쪽은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된다. 만약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의 위상을 되찾게 된다. 국회 의석수는 민주당(167석)이 국민의힘(109석)보다 압도적으로 많지만 선거에서 나타난 표심을 바탕으로 국민의힘이 확실한 여당의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당장 민주당이 고집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국민의힘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국회 사법개혁특위 구성과 중대범죄수사청 설립 논의 등 주요 현안도 주도하게 된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국민의힘이 패한다면 이준석 대표 체제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이 대표가 물러나고 권성동 원내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가 꾸려지고 내년 6월로 예정된 차기 당대표 선거도 연내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계가 득세하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패하게 되면 당 해체론에 맞먹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비상대책위는 바로 해체되고 지선 패배 책임론과 당 쇄신론이 맞물려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계 간의 당권경쟁이 격화될 확률이 높다.
유력 정치인들의 운명도 달라지게 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재선 고지 달성과 동시에 전국적인 인물로 급부상하게 되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차기 주자 반열에 오르게 된다.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이 유력한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다. 안 전 위원장은 이미 당권 도전에 나선 김기현(울산) 김태호(경남) 의원 등 부산·울산·경남(PK) 주자들과 운명의 대결이 불가피하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김은혜 전 의원도 선거 결과에 따라 차기 주자의 대우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출신으로 영남권 전체에 지분을 고루 확보하고 있는 홍준표 전 의원도 대구시장 당선 후 대권행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민주당에선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행보가 주목된다.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 낙선하면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나게 되고 이 전 지사도 인천 계양을 선거에서 패하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권기택 기자 k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