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 4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4%를 넘어 8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올 4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05%로 한 달 새 0.07%포인트(P) 높아졌다. 4%대 대출 금리는 2014년 5월(4.02%) 이후 7년 11개월 만이며, 4.05%는 2014년 3월(4.09%) 이후 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8년여 만에 평균 금리 4% 돌파
주택 구입 의향 1년 새 7.1%P↑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4%에서 3.90%로 0.06%P 올랐다. 2013년 3월(3.97%)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의 상승 폭은 더 컸다. 신용대출 금리는 5.62%로 전달의 5.46%보다 0.16%P 뛰었다. 5.62%의 신용대출 금리는 2014년 6월(5.62%) 이래 7년 10개월 만의 최고점이다.

올 4월 기업 대출 금리(연 3.45%)도 전달인 3월(3.39%)보다 0.06%P 올랐다. 2019년 7월(3.52%)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3.17%로 0.05%P,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3.67%로 0.10%P 올랐다.

이처럼 대출 금리가 급상승하면서, 은행의 예금·대출 금리 격차(예대 마진)는 3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예금은행 잔액 기준으로 총 수신(예금) 금리는 1.01%, 총 대출 금리는 3.36%로 예대 마진은 2.35%P로 나타났다. 전달보다 0.03%P 확대됐으며, 2018년 6월(2.35%P) 이후 3년 10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한편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나, 주택 구입을 희망하는 가구들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금융공사가 31일 발표한 ‘2021년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론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가구 중 ‘앞으로 주택을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가구는 전체의 37.2%로 전년보다 7.1%P 올랐다. 이번 실태조사는 일반 5000가구와 보금자리론 이용 20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12월 사이에 이뤄졌다.

무주택 가구의 67.4%가 주택을 구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택 구입 의향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 이하 가구(64.8%)였다. 주택 구입 목적으로는 ‘실거주’가 65.3%로 가장 많았으며 ‘투자’(13.9%), ‘전·월세 등 임대’(12.1%) 순으로 나타났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지표 금리가 전반적으로 올랐고 특히 저신용 대출자 비중이 확대되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크게 상승했다”며 “그러나 은행의 우대금리 제공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폭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이주환·김 형 기자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