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정훈, 첫 시집 ‘새들반점’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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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로 등단했던 문학평론가 정훈(51)이 첫 시집 (함향)을 냈다. 문학평론가의 시집 출간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를 아는 이들은 ‘드디어…’ 라는 반응이다. 평론하는 그의 언어가 이미 감성을 많이 머금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상 그는 중학교 때부터 줄곧 시를 써왔다고 한다.

그의 시는 삶의 행간에 닿고자 하는 거 같다. 그 행간은 시들이 쏟아져 나오고, 일상 언어들이 놓치는 이미지와 의미가 있고, 삶의 고요가 있는 곳이다. 시가 만들어지는 그곳이다. 아니 그가 그 행간 속에 살아가는 거 같다. 그는 도시의 나그네다. ‘영주시장 손칼국숫집’이나 ‘부평시장 들목에 자리 잡은 부산명태찌짐집’, 포장마차, 연산동 또는 그의 아파트 1층의 ‘새들반점’을 방랑자의 감성으로 오간다. 그렇게 도시를 방랑하다 집에 돌아가가서는 ‘빈집의 흐느낌을 들여다’ 보기도 한다. 1971년 마산 석전동에서 태어나 창원 성주동, 의령 유곡면과 궁유면을 거쳐온 삶 또한 변두리 삶이었다.

그의 시는 어머니를 호명할 때 가장 안온하다. 2005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2014년 어머니도 돌아가셨다. ‘자궁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 지상의 삶 속에서 그는 우리 삶의 ‘등짝’을 다독거려 줄 따뜻한 손길을 찾고 있다. 그 손길을 찾아나선 숨결이 그의 시다. 그는 묻는다. ‘나는 살아계시는가, 살아있는가’.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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