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권력 4년 만에 ‘보수’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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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력이 4년 만에 다시 전면 교체됐다.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부산시장(박형준), 울산시장(김두겸), 경남도지사(박완수)를 석권했다. 광역단체장뿐 아니라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선거 등에서도 국민의힘이 압승해 PK 정치 지형 전체가 다시 확고한 보수 우위로 바뀌었다.

4년 전인 2018년 제7회 지방선거는 투표일 하루 전 열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문풍’(문대통령 바람)에 힘입어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PK는 물론 전국을 사실상 석권했다. 반대로 이번엔 대선이 끝난 지 3개월도 채 안 돼 지선을 치르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컨벤션 효과를 누린 국민의힘이 4년 전의 완패를 완벽히 설욕했다.

국힘, PK 광역단체장 석권 등 지방선거 압승
부산 박형준·울산 김두겸·경남 박완수 당선
부산 16개 기초단체장도 사상 첫 ‘싹쓸이’ 기염
보선서 국힘 안철수·민주 이재명 원내 진입 성공

특히 부산의 경우 국민의힘이 2020년 총선과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 올해 대선과 지선까지 4번의 선거에서 연이어 완승을 거둬 지역 권력을 모두 되찾았다. 4년 전 민주당이 16개 선거구 중 13곳을 휩쓸었던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지선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의힘이 16곳을 싹쓸이했다. 부산시의원 지역구 선거에서도 42개 지역구를 석권했다.

전국적으로도 2일 0시 기준 17개 광역단체장 중 국민의힘은 영남 5곳과 수도권 3곳, 충남·충북, 강원 등 10곳에서 승리가 유력한 반면 민주당이 앞서는 지역은 호남 3곳과 제주 등 4곳에 불과했다. 최대 관심 지역인 경기도와 대전, 세종 3곳은 2일 0시 현재 접전 양상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무려 14곳을 차지하고, 국민의힘은 단 2곳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정부여당의 압승이다.

출범 22일에 불과한 윤석열 정부가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표심이 힘을 실어 준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지선은 새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로 지난 대선의 연장전 성격을 띠어 윤 정부 초반 정국 향배를 가를 중대 분수령으로 꼽혔다.

경남 창원의창을 비롯해 전국 7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 역시 기존 국민의힘 지역이던 4곳은 같은 당 후보들이 모두 앞섰고, 민주당 지역 3곳은 접전을 벌였다. 민주당이 직전 대선후보를 투입한 인천 계양을은 이재명 후보가 승리했지만, 이 후보의 핵심 지지기반인 경기도를 비롯해 수도권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이재명 카드’는 오히려 악수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반면 이 후보의 ‘안방’인 성남 분당갑에서 낙승한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는 원내 진입과 함께 차기 대권 도전의 발판을 확보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부산지역 투표율은 49.1%에 그쳐 전국 평균 50.9%에 못미쳤다. 울산과 경남은 각각 52.3%와 53.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강희경·전창훈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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