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부산시장 중 유일 대선주자급… ‘엑스포 유치’가 첫 검증 무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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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향후 행보는

지난해 12월 4일 부산 북항에서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박형준(오른쪽) 부산시장. 부산일보DB

윤석열과 이준석, 그리고 박형준. 제8회 부산·울산·경남(PK) 지방선거를 압승으로 이끈 3인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높은 국정운영 지지도로 보수 진영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고, 이준석 대표는 국민의힘의 ‘수구 정당’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부산 지선에서 압승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은 박형준 부산시장이다.


66.4% 사상 최고 득표율로 재선
기초단체장·지방의원 승리도 견인
전문가 “차기 대선 주자 자질 갖춰”
엑스포 성과 땐 더 많은 활동 예상

박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60% 안팎의 지지율로 일찌감치 국민의힘에 유리한 선거 구도를 조성했다. 지방선거에선 광역단체장부터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까지 특정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줄투표’ 경향이 강해 부산시장 후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박 시장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들의 요청을 수용해 집중적인 지원 유세를 펼쳤다. 일부 약세 지역엔 3~4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특정 정당이 부산 16개 기초단체장을 석권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만들었고, 42명을 뽑는 지역구 부산시의원 선거에서도 전원 승리했다. 박 시장 본인도 역대 부산시장 선거 사상 가장 높은 득표율(66.4%)로 재선 고지에 올랐다. 이제 관심은 박 시장의 정치적 위상과 역할이다. 박 시장은 일단 16명의 기초단체장과 45명(비례대표 포함)의 부산시의원을 우군으로 확보함으로써 ‘부산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유력 정치인이 없는 상황에서 박 시장이 부산의 행정과 정치를 사실상 장악하게 된다.

울산과 경남에도 차기 주자가 거의 없어 박 시장이 부울경 전체를 대표하는 좌장 역할을 할 전망이다. 물론 부산고 출신의 안철수 의원이 보궐선거 승리로 보수 정치권에 본격 진입했고, 김기현·김태호 의원이 차기 당권을 노리지만 박 시장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역대 여야 부산시장 중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 사람은 사실상 박 시장이 유일해 전국적인 주목을 더욱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박 시장은 높은 정치적 식견과 국내외를 아우르는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중앙 무대에서 맹위를 떨칠 전망이다. 한 선거 전문가는 “지나치게 정치 지향적이거나 정치력이 약한 다른 광역단체장과 달리 박 시장은 차기 주자로서 자질을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박 시장이 재선 광역단체장으로서 얼마만큼 성과를 거두느냐다. 내년 11월 중 결정될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가 1차 관문이다. 박 시장이 중앙 정부와 재계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확실한 차기 주자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반대로 부산시가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면 박 시장은 심대한 타격을 입는다. 전부 박 시장 본인의 책임은 아니겠지만 완전히 면피하기도 힘들다.

이런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박 시장은 앞으로 중앙과 세계 무대에서 더 많은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선 ‘부산 밖 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시 서울본부의 직제도 대폭 개편하고 직급도 올릴 필요성이 대두된다. 약한 정무라인의 보강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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