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66. 영혼을 깨우고 개벽을 알리는, 수탉 자세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수탉 자세(kukuta asana)는 연화좌를 취한 후 허벅지와 장딴지 사이로 양손을 깊숙이 끼워 넣는다. 바닥을 손으로 짚고 엉덩이를 위로 들어 올리면서 몸을 허공으로 띄운다. 팔과 어깨의 근력을 높이고 균형 감각이 향상되며 내장 기능을 활성화한다. 시연 김덕선. 수탉 자세(kukuta asana)는 연화좌를 취한 후 허벅지와 장딴지 사이로 양손을 깊숙이 끼워 넣는다. 바닥을 손으로 짚고 엉덩이를 위로 들어 올리면서 몸을 허공으로 띄운다. 팔과 어깨의 근력을 높이고 균형 감각이 향상되며 내장 기능을 활성화한다. 시연 김덕선.

삼국유사에 의하면 석탈해왕 시절 김알지 신화에 닭이 등장한다. 시림(始林) 숲 나무에 황금 궤가 걸려 있었는데, 그 밑에서 흰 닭이 울었으며 그 황금 궤 안에서 아이가 나왔느니 성을 김 씨라 하고, 그가 왕이 되어서 국호를 계림(鷄林)이라 하였다.

이 신화에서처럼 닭 울음소리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여명을 알리는 신호로 여겨졌다. 닭은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태양의 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라는 이처럼 닭을 귀히 여긴 나라여서 그러한지 인도에선 신라를 일컬어 ‘쿠쿠타 예설라’라고 불렀다고 한다. 범어로 쿠쿠타는 닭, 예설라는 귀하다는 의미다. 요가에서 ‘쿠쿠타 아사나(kukuta asana)’는 ‘수탉 자세’라는 뜻이다.

닭은 5000년 전만 해도 훨훨 날아다녔다. 억센 날개를 펼친 채 공기를 갈랐고 날카로운 발톱으로는 들쥐 등을 낚아챘다. 닭이기 전에 새였다고 할 수 있다. 어둠을 뚫고 새벽을 열기에 상서로운 새였으며 태양을 부르고 날마다 새로운 세상을 일으켜 세우니 영물 중에 영물이라 하였다. 그건 일종의 희망 심벌로 대변되었다. 닭은 야맹증 환자지만 대신 빛에 민감하다. 그래서 인간이 감지 못 하는 빛을 눈과 피부로 알아챈다. 빛을 느낄 때 그들은 기꺼이 울음을 터트린다. 동틀 녘 혈액 농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생리 현상인 셈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시 맨 처음 나온 담배 이름이 1948년에 나온 당시 돈 30원 하는 ‘계명’(鷄鳴)이었다. 대한민국 지도 위에 수탉을 그려 새날이 밝았음을 알리며 새 정부 탄생을 축하했다. 담뱃갑에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축하 기념’이라고 쓰여 있었다.

예로부터 반가운 손님이 오면 닭을 잡는 것이 최고의 손님 대접이었다. 백년손님이라는 사위가 처가에 가면 꼭 잡아 주던 것이 씨암탉이었다. 결혼식 초례상에도 반드시 닭이 필요했다. 신랑·신부가 초례상을 가운데 두고 마주 서서 백년가약을 맺을 때, 닭을 청홍 보자기에 싸서 상 위에 놓았다. 닭에게 큰절을 올린 뒤라야 비로소 신랑·신부는 합방할 수 있었다.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인 혼례에 닭이 등장하는 것은 닭이 사악한 기운을 물리쳐 주는 길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전통 농경사회에서 중시하였던 다산(多産)의 의미도 컸다. 5세기경 고구려인들의 각종 생활과 풍속을 알 수 있는 그림들이 풍부한 민속 연구의 보고인 무용총 수렵도 천장에 나오는 수탉 그림은 탁월한 묘사력과 넘치는 기운으로 우리나라 고대에 그려진 닭 그림 중 가장 수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닭의 볏은 문(文)을, 발톱은 무(武)를, 용감하게 적과 싸우니 용(龍)이고, 먹이를 보면 무리를 불러 먹이니 인(仁)이요, 빠짐없이 제때 새벽을 알리니 신(信)까지 두루 갖추었다지. 이를 일러 닭이 지닌 다섯 가지 미덕이라 일컫는다.

고대 인도어 중의 하나인 팔리어로 된 밀린다왕조 나가세나는 수행자가 배워야 할 수탉의 다섯 가지 특징 중 수탉이 먹는 것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땅을 파듯이 성실한 수행자는 항상 자기성찰과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 것을, 수탉이 눈을 갖되 밤에는 앞을 보지 못하듯이 진지한 수행자는 감각을 유혹하는 모든 것을 볼 수 없어야 하며, 수탉이 설사 박해를 받아도 자기 집을 떠나지 않듯이 성실한 수행자는 의식주 문제를 비롯한 모든 일상적 의무와 관계없이 자신의 집인 마음의 평온에서 결코 떠나지 않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닭의 울음소리는 개벽의 소리다. 건국 신화에 닭이 출현하는 이유도 태초의 소리로 새 시대를 깨우는 임금의 탄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징성에 기대어 선승들은 닭 울음소리를 인간을 일깨우는 소리로 종종 비유하곤 했다.

서산대사는 젊은 시절 지리산 암자를 전전하며 정진하던 중 한낮에 닭 우는 소리에 자신의 진면목을 깨닫게 된다. 오도송(悟道頌)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머리는 세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옛사람이 이미 말했네/ 오늘 닭 우는 소리 들으니/ 대장부 할 일 마쳤네.”

천수경에서 닭은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는 군다리보살의 화신으로 불린다. 군다리는 감로병(甘露甁)이란 뜻으로 군다리보살은 늘 감로병을 들고 감로수를 뿌리면서 중생을 구제한다. 군다리보살이 싸우는 대상은 우리들 마음속에 숨어있는 탐·진·치 삼독심(三毒心)이다. 그래서 옛 조상들은 닭을 통해 나태와 방일과 타협하지 않는 주체성을 다짐했다.

석가는 샛별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고, 예수는 자신을 광명한 샛별이라고 했다. 샛별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계명성(啓明星)이다. 갈 길을 잃고 헤매는 영혼에게 환하게 길을 밝혀주는 진리의 빛이다. 베드로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자 그를 세 번이나 부인하다가 여명의 닭 소리를 듣고서 통곡했다. 그는 계명성(鷄鳴聲)을 들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와인 좋아하시는 분들은 ‘도전과 새로운 발견을 의미하는 선물’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하는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을 기억하시리라. 와인 병목에는 수탉 문양이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와인병의 수탉 문양에 얽혀 있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이탈리아 피렌체와 시에나 사이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의 언덕에 자리한 이곳은 고지대라 한 때 군사 전략적 요충지였다. 토스카나 지역의 맹주 자리를 놓고 이 지역에서 피렌체와 시에나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가 닭을 한 마리씩 준비하여 먼저 아침에 우는 쪽이 승리한 것으로 하기로 하였다. 두 지방 모두 동의하고 피렌체에서는 닭을 굶기고, 시에나에서는 배불리 먹인다. 결국 배가 고픈 닭이 먼저 울음을 터트렸고 피렌체가 승리하였다. 이처럼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의 수탉 문양은 평화의 상징이자 전장(戰場)이었던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을 의미하는 표식이 되었다.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수탉 머리에 뱀의 모습을 한 거대한 바실리스크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동물의 울음소리는 역시 수탉의 울음소리였다나.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에서 소년은 윤초시네 외손녀인 소녀를 좋아하는데 윤초시네 제사 때 암탉을 가져가려는 아버지에게 덩치가 큰 수탉을 가져가라고 말한다. 암탉이 더 실속 있다는 아버지 말에, 소년이 쇠잔등을 때린 이유는 자신의 마음을 아버지에게 들킨 것 같아 쑥스러운 마음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얼굴 붉히며 수줍어하는 소년의 모습이 눈에 잡히는 듯하다. 우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던가.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에서도 수탉이 등장하는데 닭싸움을 통한 두 남녀의 대립은 사뭇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전래동화 ‘수탉과 돼지’에서 해가 떠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 아침을 알려준 수탉 어미는 상으로 빨간 볏을 달아주고, 잘생긴 자신의 코가 다치기라도 할까 봐 놀기만 한 돼지에게는 벌로써 코를 납작하게 눌러버린다는 얘기도 재미있다.

인간은 아직도 닭살이 돋는 멘트를 연인 간 날리며 애정 고백을 하고 있고, 이별 시에는 때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또한 닭은 인간에게 단백질의 공급원이기도 하다. 동양의학 차원에서 닭의 노린내와 구수한 맛은 특히 간 기능을 보하는 역할을 한다. 닭의 고기와 알은 곡식을 먹는 인간에게 부족한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인간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닭을 생으로도, 삶아서도, 심지어 갈아서도 먹는다. 어린 건 연하다고, 늙은 건 쫄깃한 맛에 드신단다. 가리는 부위도 없다. 뼈는 푹 고아 육수로, 모래주머니인 닭똥집은 구워서, 닭발은 양념을 발라서 기꺼이 맛있게 잡수신다. 그리고 누가 조조의 계륵(鷄肋) 타령을 늘어놓는가?

쓸모는 없는데 버리긴 아까운 게 닭갈비라고? 모르시는 말씀. 닭갈비 역시 닭의 작은 심장을 보호하는 소중한 부위인 것을.

육류 가운데 종교적 문화적 금기(taboo)가 가장 적은 게 닭고기다. 무슬림이 돼지고기를, 힌두는 소고기를 안 먹지만 닭고기만은 예외다. 닭이 인류의 주된 단백질 공급원이 된 것은 우선 경제적이어서다. 소를 키우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고기보다는 가죽 등 다른 쓸모가 많았다. 더구나 돼지나 소와 달리 인간과 먹이를 두고 다투지 않는다는 큰 장점이 있다. 게다가 빨리 자라고 달걀마저 공급해 주니 일석이조다.

술 ‘주(酒)’자를 보시라. 닭(酉)이 물(水)을 먹는 것처럼 천천히 마시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런 술 특히 맥주와 최고의 궁합이 바로 치킨이 아닌가? 이름하여 그 유명한 ‘치맥’이다.

2013년에 개봉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1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천송이 역의 전지현이 도민준 역 김수현과 주역으로 등장한다. 지난 20년간 방송 한류를 이끈 대표 콘텐츠로 ‘대장금’과 ‘겨울 연가’ 그리고 ‘별에서 온 그대’가 선정된 적 있다.

천송이 역의 전지현이 “비 오는 날엔 치맥인데”라는 대사 한마디로 ‘치맥’은 일본을 비롯하여 동남아시아 특히 중국인들에게 최고의 한류 식품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인기를 끈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한국인의 치킨 사랑도 치킨 보급과 궤를 같이했다. 1977년 최초 프랜차이즈인 ‘림스치킨’이 프라이드치킨을 선보였다. ‘시장통닭’의 진화였다. 1981년 페리카나의 ‘양념치킨’도 나왔다. 원조 격인 미국 ‘KFC’가 1984년 한국에 진출한다. 요즘은 그 여세로 가히 치킨공화국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이지만.

그러나 매사가 과유불급, 과음과 과식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특히 퓨린 성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의 과식은 통풍(痛風)을 야기할 수도 있다니 말이다. 과도한 나트륨(na) 성분 역시 신경이 쓰임을 어이하리.

필자가 오래전 원주 군부대에서 교관으로 근무할 때 가끔씩 들렀던 원주 ‘태장동 시장통닭’ 맛은 아직도 입맛을 다시게 한다. 꿈같은 청춘의 푸른 시절, ‘시장통닭’에 맥주 한 잔 곁들이며 때로는 호기인지 객기인지 치기인지도 부려보며 미래를 꿈꾸었던 그 시간들이 지나고 보니 ‘화양연화(花樣年華)’였구나 하는 생각에 더욱 잊히지 않는 듯.

닭 하면 인도 음식점에서 먹는 인도 커리와 탄두리 치킨 맛을 어이 빼놓을 수 있을까?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아타 야남 타다 마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인도의 음식들은 사람과 음식과 향의 어울림이다.

인도의 문화를 담고 있는 다양한 음식 가운데 인도의 길거리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탄두르(tandoor·화덕)에서 구워내는 요리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탄두리 치킨’은 커리(curry)와 더불어 인도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아이콘이다.

요구르트에 절인 고기에 각종 향신료, 마살라 향을 첨가한 후 이 탄두르에 넣어 기름을 쪽 빼서 구워낸 것으로 그 맛 또한 일품이다. 인도에서 탄두리 치킨은 단지 식사만을 위한 음식이 아니다. 축제나 잔칫날 어울리는 메뉴로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닭은 민간신앙에서도 더욱 상징화된 채 운용되었다. 닭이 달걀을 낳고 달걀은 닭이 되는 원리를 따라 닭은 재생적 동물로 신앙되었다. 지속적인 반복 속에 끊임없이 새 생명이 탄생하는 닭은 영원한 생산원의 동물로 여기기에 충분하였다. 이러한 닭에 대한 믿음은 보편적인 영원한 삶을 바라는 인간의 소망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닭은 민요의 소리로도 많이 등장하는데 “닭아 닭아 우지 마라 네가 울면 날이 새고, 날이 새면 나 죽는다”는 심청가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비름과에 속하는 맨드라미는 닭 볏과 비슷한 꽃부리 모양 때문에 계두화(鷄頭花) 또는 계관화(鷄冠花)라고도 불린다.

사실 닭은 작은 공룡이라 할 수 있다. 2007년 한 연구팀이 6800만 전에 살았던 공룡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닭의 단백질이 같다는 점을 밝혔다. 닭의 직접적 조상은 적색야계(red jungle fowl)라는 고고하고 예민한 족속이었다. 이것이 약 5000년 전 동남아시아의 밀림에서 인간의 곁으로 왔다고 한다.

삼국유사 권3 ‘금관성 파사석탑조’에는 수로 왕비인 허왕옥이 서역 아유타국에서 싣고 왔다는 파사석탑에 희미한 붉은 무늬가 있는데 이것은 닭 볏의 피를 찍은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파사석탑은 범어로 바사석탑이라고 한다. 북극성을 뜻하는 파사에서 음을 빌려와 생긴 명칭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인들의 수행처로 유명한 계룡산도 닭과 관련되어 있다. 천황봉을 중심으로 연천봉, 문필봉, 삼불봉, 관음봉 등 엇비슷한 높이의 봉우리들이 늘어선 모습이 마치 닭 볏을 쓴 용을 닮았다는 것이다.

앞서 잠시 언급한 것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닭에 얽힌 신화나 에피소드 등이 많이 존재한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닭이 새벽에 우는 이유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군신 아레스가 미와 사랑의 여신이며 여성의 성적 아름다움과 사랑의 욕망을 관장하는 아프로디테의 남편인 헤파이토스가 부재중인 틈을 타서 그녀와 밀애를 즐기던 날, 아레스는 알렉트라온 수탉으로 하여금 문을 지키게 했지만 알렉트라온이 잠들어 버렸고 두 사람은 집에 돌아온 헤파이토스에게 발각되었다. 아레스는 알렉트라온을 벌하여 수탉으로 만들고 그때부터 수탉은 새벽의 전령이 되었단다.

페르시아의 배화교 경전인 ‘젠드 아베스타’는 수탉의 울음이 악마를 쫓아 버린다고 말한다. 또한 수탉은 악마와 마법사에게 저항하기 위해 창조됐다고도 한다. 그러나 켈트족에게는 수탉이 육욕과 간통, 근친상간, 이기심, 반항의 상징이었다. 로마에서는 수탉이 아침에 우는 소리로 전쟁의 결과를 예측했으며 그를 신탁의 전달자라 생각했다.

기독교인의 묘비에 새겨진 싸우는 두 마리의 수탉은 박해받던 시절의 용기를 나타낸다.

중국인들은 찬란한 태양을 깨워 어둠을 몰아내는 것이 수탉의 의무라고 생각했으며, 그것은 밝은 빛을 두려워하고 밤의 악령들이 달아날 것이라는 신호이기도 했다.

또한 수탉은 남성 원리를 나타내는 양(陽)의 기본적 상징이며, 따뜻함과 우주의 생명을 나타냈다. 도교나 불교에서는 한 해의 액운을 막아주는 부적으로도 사용됐다.

티베트의 ‘생명의 바퀴’ 속에는 수탉과 뱀과 돼지 세 가지 동물이 있다. 이들은 탐욕과 분노와 무지라고 하는 에고의 세 가지 원동력, 즉 삼독(三毒)을 나타낸다. 이 동물들이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은 그런 부정적인 힘들의 상호 의존적 악순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프랑스 민족은 켈트족, 그중에서도 고대 갈리아족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갈리아라는 말에는 수탉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라틴어 갈루스(gallus)가 닭과 갈리아족 갈리아를 동시에 의미함으로 닭이 오랫동안 프랑스를 상징하는 새로 존재해 왔는데, 희망과 믿음을 상징한다. 나폴레옹 시절 닭은 힘없는 새이므로 프랑스 같은 제국을 상징할 수 없다고 배격하기도 했지만, 현대에 와서는 닭을 민족적 상징으로 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스포츠 행사를 할 때 많이 등장한다.

190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닭은 ‘푸틱스’라는 이름으로 마스코트 역할을 했다. 2002년 월드컵 때 프랑스 선수들은 수탉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현재 프랑스 축구협회의 상징이며 대통령 관저 엘리제궁 장식 등에서 수탉을 찾아볼 수 있다.

칵테일은 영어로 ‘cocktail’ 즉 수탉의 꼬리이다. 이 어원에 대한 설은 몇 가지 있으나 그중의 하나는, ‘술집 주인의 딸과 연인 관계인 사내가 결혼 허락을 받으려고, 작전상 미래의 장인과 주사위 게임을 하던 중 주인이 매번 게임에 패하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주인이 주사위를 던질 때 갑자기 수탉이 울어 놀라서 손을 멈췄는데 그때 나온 주사위 눈으로 게임이 역전되면서 기분이 좋아진 주인이 둘의 결혼을 허락하게 되었단다. 게다가 수탉의 꽁지깃을 주워 술을 저어서 장인과 딸과 셋이 축배를 들었다는 데서 기원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스토리도 흥미롭다.(필자가 조금 각색함)

피카소의 목탄 소묘인 ‘수탉(The Rooster)’은 1938년 작으로 유명하다. 수탉의 공격성과 뻔뻔스러움, 우둔함을 표현했다고 한다.

마르크 샤갈의 수탉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한쪽 발로 팔레트를, 깃털에서 나온 손으로는 붓을 움켜쥐고 그림을 그리는 수탉이 샤갈 자신을 은유하고 있는 자화상이기도 한 작품이다. 사랑하는 연인들과 함께 등장하는 수탉은 다산과 부, 욕망과 정욕을 상징하기도 한다.

한편 검은 닭은 악마의 동물이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어서, 괴테 파우스트의 에피스토텔레스처럼 가끔 악마는 검은 닭의 깃털을 띤 모습으로 등장한다.

프랑스 파리 태생의 작곡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는 여러 동물의 특징을 재미있고도 풍자적으로 표현한 음악으로 14개의 독립된 곡으로 이루어져 있는 모듬 곡이다. 그중 제2 곡이 ‘수탉과 암탉’이다. 닭이 모이를 쪼고 있는 모습을 스타카토로 표현하고, 닭이 우는 소리를 악센트로 나타냈다.

수탉 자세(kukuta asana)는 연화좌(파드마 아사나)를 취한 후 허벅지와 장딴지 사이로 팔꿈치가 빠져나올 만큼 양손을 깊숙이 끼워 넣는다. 바닥을 손으로 짚은 채 엉덩이를 위로 들어 올리면서 몸을 허공으로 띄운다. 고개를 들어 정면을 응시하려고 노력하며 오직 팔의 힘만으로 신체의 균형을 잡는다.

팔과 어깨의 근력을 높이고 균형 감각이 향상되며, 복부 압력을 높여 내장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손목과 복부 내벽을 강화시킨다. 강한 집중력과, 회음부 위의 물라다라 차크라를 자극함으로써 ‘쿤달리니 샥티’를 자극하여 원초적인 에너지를 일깨우게 한다.

쿠쿠타 아사나를 행하며 나는 너무 자신만만하여 힘과 균형의 조화를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나름의 강한 자긍심과 아집이 겸손함과 유연함·관대함을 짓밟고 있지는 않은지, 쉽게 굴하지 않는 용기가 언제 상대를 향한 분노와 공격성으로 바뀌지는 않는지, 끊임없이 흔들어대는 온갖 세파와 도전(challenge)에 슬기롭게 대처하며 응전(response)하고 있는지, 그런 가운데에서도 부동심(不動心)과 평정심(平靜心)은 얼마나 의연하고 꿋꿋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도 되돌아볼 일이다.

수탉이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땅을 파는 것처럼 부단한 자기성찰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다. 올라가기는 어려워도 탑을 쌓기는 힘들어도, 무너지고 추락하는 건 한순간임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새벽을 밝히는 계명성(啓明星)은 닭 울음소리 계명성(鷄鳴聲)과 별반 다르지 않을 듯하다. 닭 울음소리는 어둠 속에 잠들어 있는 무명(無明·avidya)을 깨우는 도력을 지닌 닭, 도계(道鷄)님의 소리이며, 도계(道界) 선계(仙界) 천계(天界)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닭 울음소리는 자아(自我)라고 여겼던 마음이 빚은 환상의 껍질을 벗기고, 내 안에 깃든 참된 나, 진아(眞我)를 불러일으키는 깨우침의 소리다.

이 기회에 우리 모두 이런 닭 울음소리에, 잠든 본성을 깨워 고귀한 영혼인 내 속의 참된 나 아트만(眞我·atman)과 마주했으면 좋겠다. 시대의 흐름이 비대면(非對面)에서 대면(對面)으로 바뀌는 추세를 타고서.


[오, 쿠쿠타님 / 최진태]

캄캄한 어둠 뚫고 여명을 알려온다/ 빛의 도래 예고하는 태양의 새 그대로다/ 희망찬 새로운 세상 매일매일 열어주는

닭살돋는 멘트일랑 닭똥같은 눈물까지/ 연인과 치맥하며 알콩달콩 사랑놀이/ 씨암탉 대접 받았던 전설같은 그 시절도

새벽을 밝힌다는 계명성(啓明星)이 샛별이라/ 새벽을 알린다는 닭울음 소린 계명성(鷄鳴聲)/ 아 그렇군 그 계명성이 이 계명성 그대 생큐

나태 방일(放逸) 아니되오 끊임없이 먹이찾아/ 움직이는 그대처럼 부단한 자기성찰/ 무명(無明)을 걷어내시어 참된 나와 마주하길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