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 풀리자 극장엔 기회, OTT엔 위기
오는 8일 개봉하는 송강호의 칸영화제 수상작 ‘브로커’ 스틸 컷. CJ ENM 제공극장가가 살아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뒤 개봉한 대작 영화가 관객을 견인하고 있다. 반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성장세는 주춤하면서 업체 간 합종연횡 등 생존 전략 찾기에 한창이다.
5월 극장 관객 28개월 만에 최다
6월 ‘브로커’ 등 기대작 줄이어
넷플릭스 11년 만에 가입자 감소
국내 OTT ‘티빙’‘시즌’ 통합 추진
■극장 “6월 관객 더 늘 것”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방선거 공휴일이었던 지난 1일 극장 관객 수는 145만 7000여 명으로, 올 5월 5일 어린이날 기록한 팬데믹 이후 최다 기록(130만여 명)을 뛰어넘었다.
또 올 5월 총 관객은 1455만 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20년 1월 1684만 명 이후 28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올 5월 관객 수는 2019년 5월 1806만 명, 2018년 5월 1589만 명 등과 비교해도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장 방문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내비게이션 길 안내 건수 분석으로도 뒷받침된다. 티맵모빌리티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영화관을 목적지로 설정한 차량은 총 73만 8289대(하루 평균 2만 5458대)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12월(총 73만 4709대·하루 평균 2만 3700대)보다 높은 수치다.
관객 수 회복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범죄도시2’ 같은 인기작이 2주 간격으로 개봉하며 관객을 대거 동원한 영향이 크다. 이달에도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과 ‘마녀 2’ 같은 속편 영화들이 개봉해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칸국제영화제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브로커’도 오는 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어 감독상 수상작인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도 오는 29일 개봉할 예정이라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전망이다.
극장가의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한동안 관객 수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여름 성수기 대작의 1000만 관객 달성에 대한 기대도 높다. 다만,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은 변수다.
CGV 관계자는 “거리 두기 해제 후 소중한 사람과 함께 문화생활을 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고, ‘범죄도시2’와 같은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 공급이 시너지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6월은 주 단위로 기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더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OTT 업계는 합종연횡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급성장했던 OTT 업계는 울상이다. 특히 넷플릭스는 올 1분기 글로벌 가입자 수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야외 활동이 늘면서 다른 OTT 플랫폼 사용자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앱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에 서비스 중인 7대 업체의 올 4월 사용자 수는 올 1월 대비 평균 11% 감소했다.
국내외 OTT 간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CJENM의 OTT 플랫폼 ‘티빙’과 KT의 ‘시즌’ 간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또 티빙은 이달부터 미국 바이아컴CBS의 OTT 업체인 ‘파라마운트플러스(+)’와 손잡고 파라마운트+ 전용관을 만들어 콘텐츠를 제공한다.
올 하반기 국내 진출을 추진했던 미국 워너미디어의 OTT ‘HBO맥스’도 당분간은 단독 진출 계획을 접고, 국내 업체 ‘웨이브’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기존 형태의 협업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내의 한 OTT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이 OTT 이용률 증가에 촉매제 역할을 했고, 일상 회복 후엔 저녁 약속과 주말 나들이 등으로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다”며 “지금은 숨 고르기 단계로, 전체 OTT 이용 총량은 향후 더 늘 것이고 누가 더 시장의 파이를 차지하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