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증산 합의에도 국내 기름값 고공행진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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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3월 초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나타내면서 이번주에도 국내 주유소 기름 값은 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가격의 3대 지표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가 최근 계속 올랐다. 4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WTI 가격은 전일보다 2달러(1.71%) 오른 배럴당 118.87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6주 연속으로 올랐으며 이 기간 동안 16.80달러 상승했다. 전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오는 7∼8월에 하루 64만 8000배럴 씩 원유를 증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만한 규모의 증산으로서는 유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날 유럽연합(EU) 이사회는 6개월 뒤인 오는 12월 초부터 해상 수송되는 모든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증산규모가 수입 금지로 줄어드는 원유 공급분을 메우기에는 턱도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몇 달간 많은 OPEC 산유국들이 설비 부족으로 이미 발표한 증산 목표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하루 64만 8000배럴 증산 발표
4일 WTI 배럴당 118.87달러 기록
3월 9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대
2개월 한시… 규모 턱없이 부족
정부 유류세 인하 30% 확대에도
시중 기름값 상승 추세 지속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OPEC+ 산유국들의 증산발표에도 유가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증산이 2개월로 단기에 그치기 때문인 데다 러시아가 OPEC+ 협의체에서도 제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러시아 외 다른 회원국들이 급격하게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다면 원유 공급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도 이날 배럴당 119.72달러, 중동산 두바이유 112.12달러를 기록하면서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5일 기준 국내 평균 휘발유가격은 L당 2029원, 경유는 2021원을 나타냈으며 부산 지역 주유소에서는 휘발유가 2018원, 경유는 1999원를 각각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2주 쯤 후에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기름값이 계속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5월부터 유류세를 기존 20%에서 30%로 인하율을 확대했지만 5월 첫째주에 기름값이 좀 내리다가 이후부터는 계속 가격이 상승해 운전자들은 유류세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각 지자체별로 발행하는 지역화폐가 기름값 부담을 줄여주는 수단이 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휘발유·경유 가격이 계속 오름세여서 국내에서 유통되는 석유제품의 가격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별다른 하락 요인이 보이지 않아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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