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군축 기조 벗어나나 군 현대화에 134조 원 추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의 군사 최강국인 독일이 깨어나고 있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라는 오명 속에 군축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군 현대화에 100조 원 넘게 투자키로 하는 등 군사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독일 연방 하원은 1000억 유로(약 134조 원) 규모의 특별방위기금 조성안을 승인했다.
구체적인 지출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3월 이미 구매 계획을 밝힌 미국 F-35 전투기와 치누크(CH-47F) 헬기에 상당액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이번 기금 확보로 독일은 2014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약속한 대로 2024년까지 매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독일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국가가 된다.
독일은 이번 기금 조성을 위해 부채와 관련한 헌법까지 개정했다. 기금 마련을 위해선 추가채권 발행이 필요한데, 독일은 부채조달 규모를 GDP의 최대 0.35%로 제한하는 엄격한 규정인 ‘채무 제동’을 두고 있다. 이에 의회는 헌법을 바꿔 이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