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객 줄 섰는데… 에어부산, 주 1회 운항 언제까지?
지난달 31일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하늘길이 열렸다. 이날 김해공항에서 후쿠오카로 출국하려는 사람들이 에어부산 카운터에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한·일 양국 간의 출입국 규제 완화가 경영 위기에 몰린 에어부산의 숨통을 틔울 수 있을지에 지역 상공계의 관심이 쏠린다. 일본 노선을 주요 노선으로 삼고 있는 에어부산의 경우 한·일 간 하늘길 정상화가 경영 회복의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에어부산이 일본 노선의 운항을 늘리지 않는 한 몰려올 관광객 수요 대부분을 다른 항공사에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10일부터 일 단체관광 비자 발급
운항 횟수 적어 경영난 타개 한계
밀려올 관광 수요 반영 ‘역부족’
부산 출발 노선 확충 계획도 없어
5일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일본에서 한국 관광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오는 10일부터 한국에서도 단체관광에 한해 일본 관광비자 발급이 허용된다. 1일 한국 관광비자 발급이 허용된 일본에서는 비자를 받기 위해 연일 새벽부터 줄서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일본 여행을 위해 비자 발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관광객의 왕래를 앞두고 에어부산도 일본 주요 도시 노선을 잇따라 취항하는 등 분주한 분위기다. 지난달 25일과 27일 인천~나리타 노선과 인천~오사카 노선을 신규 취항한 데 이어, 31일에는 약 27개월간 굳게 닫혔던 부산~후쿠오카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또한 내달에는 부산~오사카, 부산~삿포로, 인천~후쿠오카 노선도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에어부산으로선 일본 노선의 정상화가 최근 겪고 있는 경영적 어려움을 극복할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 실제로 코로나 이전 에어부산 매출의 45.2%가 일본 노선에서 발생했다. 다른 항공사의 20%대 수준과 비교해 일본 노선이 에어부산의 수익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 노선이 정상화될 경우 에어부산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현재 3개 노선(부산~후쿠오카,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모두 주 1회만 운항하고 있어 향후 밀려올 관광 수요를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주 1회 운항만으론 당일치기 혹은 1주일짜리 여행 일정을 짜야한다”며 “일본인의 한국여행이든 혹은 한국인의 일본여행이든 당일치기 혹은 1주일 여행은 너무 짧거나, 아니면 너무 길다”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에어부산의 일본 노선은 비즈니스나 기타 수요의 승객만을 태워 나를 뿐 향후 몰려올 양국의 관광객들은 모두 타 항공사에 내어줄 것이라는 다소 어두운 전망까지 나온다. 이 경우 부산에서 출발하는 일본 노선의 타격이 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의 일본 노선은 관광 수요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5, 27일 취항한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노선의 취항 첫날 탑승률은 각각 88%, 56%였지만, 31일 취항한 부산~후쿠오카 노선의 탑승률은 39%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인천 출발 일본 노선의 경우 6월 말이나 7월 초 운항 횟수를 늘릴 계획이지만 부산 출발 노선에 대해선 아직 별다른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며 “운항 횟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일본 측 공항의 허가가 필요한데 그 과정이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