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비대위’ 구성 놓고 또 계파 충돌… 민주당 내홍 ‘점입가경’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론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현 지도부가 이번 주 안으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현 상황을 수습하겠다는 방안을 내세웠지만, 이 또한 계파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려 비대위 구성부터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친문(친문재인), 친명(친이재명) 의원 간 책임 공방은 5일에도 이어졌다.

친명 “이재명 중심 조기 전대”
친문 “선거 패배 분석이 먼저”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3일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서 다음 비대위를 ‘혁신형 비대위’로 꾸리기로 했다. 대선 패배 이후 지방선거 전까지 ‘관리’에 초점을 맞춘 지난 비대위가 패배 요인 분석과 그에 따른 개혁에 실패해 선거 참패에 이른 만큼 실질적인 쇄신 권한을 부여한 비대위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조기 전당대회를 여는 대신 예정대로 8월 중·하순에 전대를 열겠다는 방침으로 연결된다. 실제 지난 3일 열린 박홍근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 간담회에서는 조기 전당대회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도부는 적어도 이번 주 안에는 비대위 구성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생각이다.

반면 이재명 상임고문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혁신 비대위 대신 조기 전대를 열어 이 고문이 당 대표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비대위도 다음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으로 구성하고, 최대한 빨리 전대를 열어 새 리더십을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럼회’를 비롯한 당내 강경파 의원들도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이낙연계를 포함한 범친문계에서는 조기 전대 주장에 대해 친명 측이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면서 속히 당권 장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려하려는 행보로 보고 있다. 반면 친명계는 ‘패인 분석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범친문계의 주장이 이 고문에게 책임론을 돌려 전대에서 배제시키려는 의도로 의심한다. 양측 간 불신의 골이 깊어 예정대로 이번 주 안에 비대위 구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친문계인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 패배 책임과 관련, “특정인을 거명하지 말라 한다. 특정인과 그 특정인을 둘러싼 이들의 잘못은 사라지고 모든 문제는 당 내부의 구조에 있었다로 귀결된다”면서 “잘못을 잘못이라고 하는 게 잘못이냐”고 친명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대로 친명계인 현근택 변호사는 “민주당에서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국힘 대표가 하는 말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라고 맞받았다. 이에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모든 것이 네가 옳다고 말하진 못할지라도, 너 역시 옳다’고 말하는 자세를 가져보자”며 양측의 자제를 호소했다. 전창훈 기자 jch@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