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탄도미사일 무더기 발사… 윤 대통령 “연합방위태세 강화”
북한은 5일 오전 9시 8분부터 35분간 평양 순안, 평남 개천, 평북 동창리, 함남 함흥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 전날(4일) 일본 오키나와 남쪽 공해에서 열린 핵 추진 항공모함(로널드 레이건호)을 동원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 성격이 짙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보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찾아 결과를 보고받은 뒤 “상시 대비 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미사일 방어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를 지속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5일 동해상으로 35분간 8발 쏴
올해 들어서 18번째 무력 도발
윤, NSC 찾아 결과 보고 받아
북한이 8발의 탄도미사일을 한꺼번에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신형전술유도무기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도발이다. 올해 들어서는 18번째 무력 시위다. 지난달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RBM 등 3발을 섞어 쏜 지 11일 만이다. 올해 들어 평균 9일에 한 번꼴로 도발을 벌이며 한반도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는 셈이다.
북한이 이달 상순(1~15일)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내부 결속 필요성 등으로 일정한 군사적 긴장감 조성을 노렸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전원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김 위원장이 새 정부를 향한 침묵을 깨고 대남정책과 핵실험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공산이 크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국가 위기관리 체계의 총체적 허점을 고스란히 노출한 탓에 이를 보완하는 대응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대대적인 문책 인사로 공직기강 확립에 칼을 빼 들 것으로 점쳐진다.
여야는 북한 도발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허은아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은 굳건한 한·미동맹 일정에 따라 시위하듯 무력도발을 일삼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마치 이벤트처럼 과시하려 드는 북한의 노골적인 무력 시위는 또 다른 제재를 초래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영환 원내대변인 서면 브리핑에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도발을 규탄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 해법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지형 기자 o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