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남 인수위 곧 가동, 지방 권력 이양 본격화
박완수(맨 왼쪽) 경남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2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산불 현장을 방문해 박일호 밀양시장 당선인으로부터 진화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밀양시 제공6·1 지방선거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이 다음 달 1일 취임을 앞두고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를 구성하며 정책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낙동강 전선의 ‘민주당 성지’로 불리던 김해에서는 12년 만에 지방 정치권력을 탈환한 국민의힘 홍태용 당선인이 권한 이양 작업을 시작했다.
우선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은 오는 13일부터 7월 20일까지 인수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해 지역 정·관계의 관심이 쏠린다.
당선인 정책 구상 구체화 분주
김해도 12년 만에 시정 이양
김 당선인 측은 6일 “민선 8기 울산시정의 밑그림을 그릴 인수위는 당선인이 시정을 파악해 취임과 동시에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당선인이 직접 각 부서의 업무를 보고받는 실무형위원회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인수위원장은 2선 국회의원 출신 안효대 전 의원, 부위원장은 임상진 전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장이 맡는다. 인수위원은 필요한 최소 인원으로 구성한다. 사무실은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청사에 설치할 예정이다.
김 당선인 측은 인수위와 별도로 시민이 시정과 정책 결정에 참여하도록 자문위원회도 설치한다. 자문위에는 장애인, 경제계, 노동계, 문화예술인, 노인, 여성, 청소년 등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는 대표자들이 참여한다.
인수위는 김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강조한 일자리 문제, 코로나19 등으로 위기에 빠진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 등을 가장 먼저 다룰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의 고도화와 4차 산업, 신에너지산업 육성 등 미래 먹거리 관련 정책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당선인은 지난 2일 당선 기자회견에서 “전임 시장이 잘한 것은 계승하고, 잘못한 것은 전면 재검토 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 평가에 따라 송철호 시장이 추진한 각종 역점사업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완수 경남도지사 당선인도 7일 오전 10시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 인원과 규모, 정책 등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특히 경남도는 김경수 전 도지사 낙마로 인해 1년 이상 하병필 도지사 권한대행체제로 버텨 온 만큼, 박 당선인의 정책 구상을 접목하고 실현하는 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는 상태다. 실제 박 당선인은 선거 이후 첫 행보로 지난 2일 밀양 산불 현장을 방문해 진화 상황을 점검하는 등 인수위를 거치지 않고 사실상 실질적인 도정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CEO형 행정전문가’라고 소개한 박 당선인은 경남도청 공무원과 민선 창원시장을 지낸 만큼, 누구보다 경남도정과 도내 사정을 잘 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위 구성에 앞서 자신의 도정 철학은 이미 세워진 상태에서 인수위를 통해 도정운영 방향을 제시할 전망이다.
앞으로 꾸려질 인수위는 10명 이내의 소규모 실무형으로 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위 구성원은 정치인보다는 학계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전문가로 채워질 예정이다. 박 당선인이 경남도정의 가장 큰 문제점을 ‘잘못된 도정과 리더십 공백’이라 지적한 만큼, 인수위 운영과 취임 이후 이에 대한 개선 의지를 우선적으로 보여 줄 전망이다.
이에 더해 박 당선인은 ‘도청 조직을 일하는 조직, 도민을 최우선하는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적잖은 조직 쇄신과 혁신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전임 도지사들의 대권 행보 등으로 인해 정치에 휘둘려 왔던 조직을 일하는 행정조직으로 재편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12년 만에 권력이 뒤바뀐 김해에서도 발빠른 움직임이 포착된다. 국힘 홍태용 김해시장 당선인은 ‘빠른 시일 안에 차질 없이 시정을 인수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오는 8일께 인수위원회를 공식적으로 출범시킨다.
인수위는 행정과 도시 분야 등 4개 분과 15명 이내로 가동될 예정이다. 인수위원장은 선거 캠프 핵심 인물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앞으로 공약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칫 현 시장 측과 충돌 등 갈등 상황도 우려된다. 홍 당선인은 현 허성곤 시장이 치적으로 내세운 ‘안동지역 택지개발사업’에 대해 여러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었다. 또 지역 현안인 장유소각장 증설과 관련해서도 허 시장과 달리 선거기간 주민의견 수렴을 전제로 ‘원점 재검토’를 약속하는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시각차가 크기 때문이다.
김길수·권승혁·정태백 기자 kks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