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으로 끝난 ‘보험사기’ 미스터리
지난달 3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에서 발생한 경차 추락 사고 구조 현장. 부산일보DB보험금을 노리고 부산 기장군 동백항에서 차를 고의로 바다에 빠트려 여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친오빠(부산일보 5월 13일 자 10면 등 보도)가 숨진 채 발견돼 그가 연루된 2건의 사건은 일가족 사망이라는 비극으로 끝났다. 사건의 주범으로 의심받는 A 씨가 고인이 돼 일부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된다. 다만 현재 동백항 사건 관련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사건의 조력자인 동거녀가 살인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 재판 과정에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지 주목되고 있다.
작년 강서구 강둑길 부친 사고
친오빠 사망으로 ‘수사 종결’
동백항 차량 추락 사고는
공범 잡혀 전모 밝혀질 수도
6일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7시 12분 경남 김해시 한 공사장 주변에 주차된 차량 내부에서 친오빠 A(43)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앞서 지난 2일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채 잠적해 해경의 추적을 받고 있었다. 해경은 A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지난달 3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에서 40대 여동생을 스파크 차량 운전석에 태운 뒤, 차를 바다로 추락하게 해 여동생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부산경찰청은 A 씨에 대해 재수사 중인 또 다른 사건을 종결한다. 지난해 7월 15일 부산 강서구 서낙동강 강둑길에서 A 씨의 아버지가 탄 모닝 차량이 추락해 A 씨 아버지가 숨졌다. 당시 A 씨는 아버지와 인근에서 낚시를 하고 헤어진 뒤 아버지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를 했고, 119구조대가 주변을 수색해 강바닥에 가라앉은 차량에서 숨진 A 씨 아버지를 발견했다. 당시 부검에서 A 씨 아버지 몸에서 향정신성 약물이 한 가지 나온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경찰은 동백항 사고에서 A 씨가 여동생을 살해한 정황이 드러나자 아버지 추락 사고에도 A 씨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재수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은 최근 A 씨를 불러 한차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A 씨의 사망으로 진실 규명이 불가능해졌다.
다만, A 씨 여동생이 추락사한 동백항 사건의 경우 공범이 잡히면서 사건 전모가 상당 부분 밝혀질 수도 있다. A 씨 동거녀이자 공범인 B(43) 씨는 A 씨가 숨지기 직전에 마지막 통화를 한 인물이다. 통화는 B 씨가 A 씨에게 전화를 걸면서 3초가량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지난 2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이후 구속됐다. B 씨는 A 씨가 여동생을 살해하는데 일조한 공범으로 살인 방조와 함께 보험사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A 씨와 함께 범행 전 현장을 답사했고, 범행에 쓰인 스파크 차량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해경은 B 씨를 A 씨와 함께 보험금을 노리고 치밀하게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조만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울산해경 관계자는 “B 씨에 대해 현재 구속 수사 중으로 자세한 것은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