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전 살아난 ‘빌드업 축구’… 가슴 졸인 수비 ‘옥에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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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의 ‘빌드업 축구’가 살아났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강력한 전방압박으로 맞서며 6월 평가전 첫 승을 거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친선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선제골을 넣었고, 이날 A매치 100경기 출전을 기록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자축포를 쏘았다. 손흥민은 한국 선수로는 16번째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이번 경기는 벤투호의 6월 평가전 4연전 중 두 번째 경기였다. 벤투호는 지난 2일 브라질과의 첫 번째 평가전에서 1-5로 대패했다. 세계 최강 브라질의 강한 압박과 수준 높은 패스 플레이에 벤투호는 경기 내내 고전했다. 잦은 패스미스와 실수를 연발하며 빌드업 축구는 힘 한번 제대로 못 써보고 속절없이 무너졌다.

황희찬·손흥민 골로 2-0 승
공수 간격 촘촘히 전방압박
‘손톱’ 전술 변화도 돋보여
패스 미스 등 문제점 노출
A매치 100경기 손,‘센추리 클럽’

칠레전은 벤투호의 빌드업 축구의 가능성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로 한국(29위)보다 한 계단 높은 칠레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맞붙을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겨냥한 상대다. 압박과 스피드가 뛰어난 팀으로 알려져 있다.

벤투 감독은 칠레에 맞서 공수에서 변화를 줬다. 손흥민을 원톱으로 올리고 황희찬·정우영(SC프라이부르크)·나상호(FC서울)를 공격 2선에 배치했다. 3선 미드필더에 정우영(알사드)과 함께 황인범(서울)을 내세웠고, 포백 수비라인엔 김영권(울산 현대)·이용(전북 현대) 대신 정승현(김천 상무)과 권경원(감바 오사카)을 투입했다.

예상대로 칠레는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벤투호를 위협했다. 그러나 벤투호의 빌드업은 브라질전보다 빠르고 안정적이었다. 공수 간격은 좀 더 촘촘해졌고 라인을 끌어올린 전방압박도 돋보였다. 공격수들은 상대 골키퍼 앞까지 압박하며 칠레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12분 황희찬의 선제골도 정우영이 상대 압박을 벗겨낸 뒤 빠르게 패스를 연결한 게 시발점이었다. 선제 득점 이후 한국은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18분엔 김문환, 나상호, 정승현, 손흥민을 거친 연결이 정우영의 크로스로 이어지며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할 뻔했다.

후반 7분엔 칠레 알렉스 이바카체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한국이 수적 우위를 점했다. 한국은 더욱 강하게 상대를 몰아부쳤으나, 마무리 연결과 슈팅이 아쉬웠다. 손흥민도 몇 차례 득점 기회를 놓쳤다. 후반 20분 상대 진영에서 패스를 가로채 골키퍼까지 제치며 슈팅하려 했으나, 칠레 수비수의 몸싸움에 밀렸다. 1분 뒤엔 정우영과 2 대 1 패스로 공간을 만들어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상대가 1명 적은데도 추가 골을 못 넣던 한국은 결국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기회에서 손흥민의 골로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브라질전보다 향상됐지만, 위험지역에서의 패스미스와 불안한 수비는 여전히 문제점으로 노출됐다. 전반 45분엔 어이없는 패스 실수로 역습을 허용해 상대에게 완벽한 슈팅 기회를 내줬다.

후반 16분엔 벤자민 브레레턴의 헤딩 골이 오프사이드로 무효가 됐고, 후반 27분엔 뒷공간이 뚫리며 슈팅을 내줬으나 김승규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경기 뒤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경기보다는 문제점이 적었다. 1차 압박이 좋아졌다”면서도 “우리 진영에서 상대를 막을 때 실수가 나왔다. 이런 실수를 없애야 한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세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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