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안철수 첫 등원… ‘당권 도전’ 즉답은 피해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당선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나란히 국회에 첫 출근했다. 두 사람 모두 차기 당권 도전과 관련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지방선거 결과와 이후 불거진 당내 상황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 즉답은 피했다.
‘0선 꼬리표’를 뗀 이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45분 국회 의원회관 818호에 마련된 자신의 사무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자신을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최근 선거 패배 후 당 내홍을 의식한 듯 ‘저자세’를 보인 것이다. 이 의원은 출근 소감에 대해 “국민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또 대한민국 헌법 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선거 패배 낮은 자세로 의견 듣는 중”
안 “지선 대승했다고 절대 자만하면 안 돼”
이어 선거패배 책임론과 관련해선 “국민들과 당원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열심히 듣는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진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도 “아직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제가 국회 초선, (보궐선거에서 당선된)0.5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전당대회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의원의 첫 출근에 맞춰 오전 일찍부터 의원회관 앞에는 그를 기다리는 지지자들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이 의원이 의원회관 앞에 나타나자 환호를 보내며 꽃다발을 건넸다. 국회 정문과 민주당 당사에는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 보낸 화환이 늘어섰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등원 후 첫 일정으로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마련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찾아 장애인단체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당선돼 3선 고지를 밝은 안 의원도 같은 날 첫 출근길에 올랐다. 전임자인 김은혜 전 의원이 썼던 의원회관 435호로 출근한 안 의원은 “국민의힘이 이번에 나름대로 대승을 거뒀다고 해서 절대 자만하면 안 된다”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실제로 결과를 만들어서 국민께 혜택을 드려야 할 것”이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차기 당권 도전’과 관련된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새롭게 또 정치를 시작할 때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서로가 서로에 대해 나누는 과정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당권 관련한 것이 아니라 의정활동을 위한 필수과정으로 사람들을 만나려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공부모임을 만드는 것이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지난 10년 동안 공부모임을 계속해 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안 의원은 재차 “당은 국민들이 원하는 눈높이에 맞게 시대정신을 반영해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사회적인 약자들을 대표할 수 있고 따뜻하게 품어안을 수 있는 정당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은철 기자 eunch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