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등학교 10곳 중 4곳은 여전히 '석면 학교’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지역 석면이 제거되지 않은 학교와 제거된 학교 현황. 부산환경운동연합 제공 부산 지역 석면이 제거되지 않은 학교와 제거된 학교 현황. 부산환경운동연합 제공

부산 고등학교 10곳 중 4곳이 여전히 석면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석면 학교’로 드러났다.

8일 부산환경운동연합과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는 올 3월 말 기준 전국 학교 석면 현황을 조사한 결과 부산 유치원과 초중고 1071곳 중 245곳(24.1%)에서 여전히 석면이 제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부산 유치원과 초중고 중에서는 고등학교의 석면 학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의 고등학교 142곳 중 58곳(40.8%)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부산 유치원은 288곳 중 104곳(36.1%)으로, 그 뒤를 이었다. 초등학교는 304곳 중 62곳(20.4%), 중학교는 171곳 중 18곳(10.5%)이 석면 학교로 확인됐다.

석면은 불에 타지 않는 특성 때문에 1970~1990년대 학교 교실 천장 마감재로 사용됐으나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면서 2009년 이후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정부는 2027년까지 ‘석면 없는 학교’를 목표로 매년 학교시설에서 석면을 제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 35곳의 학교에서 석면 제거 공사를 마쳤으며, 올해는 여름과 겨울 방학기간 총 45곳의 학교에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석면 피해 전국 2위 지역인 부산에서 학교 석면 문제에도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의 석면 피해 구제 인정자는 1053명으로, 전국 인정자 중 17.3%에 해당한다. 1970년대 초부터 2000년대까지 석면공장이 밀집해 있던 탓에 부산에서는 석면 질환이 집단 발병했다. 피해자는 매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고령층뿐 아니라 10대, 20대 등 젊은 층 사이에서도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노주형 활동가는 “석면 질환은 잠복기가 긴 만큼 석면 학교의 학생들도 당장 증상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잠재적 석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석면 제거 공사가 안전하고 확실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