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 책] 치유라는 이름의 폭력 外
치유라는 이름의 폭력
장애와 질병이 있는 몸의 현존을 부정하고 반드시 재활하고 극복해야 할 ‘치유’의 대상으로 여기며 폭력적으로 서사화해 온 한국의 역사, 정책, 제도, 문화 텍스트 등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고전에서 현대까지의 서사와 기념우표, 광고, 사진 등의 시각적 이미지를 망라해 여성주의 장애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장애학적 문화 비평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다. 김은정 지음/강진경·강진영 옮김/후마니타스/424쪽/2만 3000원.
■법치는 어떻게 붕괴하는가
‘형사사법의 기본 방향’과 ‘올바른 검찰개혁’을 제안한다. 저자는 20년 검사 재직 경험과 유럽 검찰제도 연구를 토대로 범죄대응 역량을 높이면서도 수사기관의 권력 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 우리 형사사법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핵심 과제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서술하고 있다. 김종민 지음/천년의상상/248쪽/1만 8000원.
■완벽한 엄마는 없다
엄마로서의 삶에 발을 담가본 자만이 아는 생생한 육아 경험을 담았다. 육아라는 세상에서 지쳐가는 엄마들에게 위안과 공감을 보내는 책이다. 그리고 엄마로서, 나로서 숨을 쉬기 위해, 성장하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틈을 만들고 넓히는 법, 불필요한 틈을 메우고 채우는 법을 함께 찾아간다. 최민아 지음/시공사/292쪽/1만 7000원.
■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
있어도 없는 듯한 중성미자를 찾아내고, 알다가도 모를 듯한 중성미자의 성질을 밝혀내는 과정은 수수께끼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어쩌다 찾아낸 중성미자의 흔적들은 새로운 우주를 열었다. 발견 이후에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각종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박인규 지음/계단/304쪽/1만 8000원.
■병든 의료
현대 의료의 문제들을 이 책에서 낱낱이 고발한다.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내는 데만 몰두한 의료계, 예방을 명목으로 의미 없는 약물을 강요하는 의산 복합체, 치료와는 관계없이 연구 실적만 중시하는 과학주의, 환자의 권리를 내세워 의료라는 공공재를 소비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소비자주의야말로 치료의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세이머스 오마호니 지음/권호장 옮김/사월의책/344쪽/1만 8000원.
■푸틴의 러시아
푸틴에 얽힌 무수한 의혹과 주변국과의 분쟁을 두루 조망하며 2022년 현재 가장 악명 높은 독재자의 초상을 명쾌하게 그려냈다. 푸틴을 둘러싼 해묵은 신화를 낱낱이 벗겨내고 그의 실체를 파헤치는 책이다. 만화책 형태로 구성돼 손쉽게 읽힌다. 대릴 커닝엄 지음/장선하 옮김/어크로스/168쪽/1만 7000원.
■국제정치와 정체성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한민족으로서 정체성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이 책은 어느 한쪽을 택하지 않는다. 양분된 진영에서 어느 한편이 맞다고 주장하지 않고 양측의 시각과 관심사항이 모두 활용되고 수용될 수 있는 포괄적인 인식과 논리의 장을 제공한다. 은용수 지음/(주)사회평론아카데미/146쪽/1만 5000원.
■떼인 근력 찾아드립니다
크로스핏 전문가인 샤크 코치와 에리카 코치의 에세이. 두 저자는 여성들이 마를수록 아름답다고 부추기는 세상에 근력을 ‘떼어먹혔다’고 말한다. 그들은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구조적으로 운동과 자신의 몸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짚어낸다. 샤크 코치·에리카 코치 지음/위즈덤하우스/340쪽/1만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