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신 잇몸… “2027년까지 분질미로 밀 수요 10%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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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쌀 품종인 분질미를 이용해 빵 면 과자류 등에 쓰이는 밀가루 10%를 대체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나왔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쌀이 구조적으로 공급 과잉되는 상태를 막고, 밀가루 수입을 줄이겠다는 대책이다.

농식품부 정황근 장관은 9일 농촌진흥청에서 새로 개발한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분질미란 새로운 쌀 종류인데 밥을 하면 밥알이 낟알처럼 남지 않고 떡처럼 돼 버린다. 이 때문에 분질미를 가루를 낸다면 밀가루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정황근 농림부장관 대책 발표
가공 전용 쌀로 개발된 분질미
20만t으로 밀가루 수요 보완
‘쌀 수급 균형·식량 자급’ 목적
직불제 활용, 생산 단지 확대


일반 쌀은 전분구조가 단단해 가루로 만들려면 쌀을 불려 습식으로 제분하는데 비해 분질미는 밀처럼 건식 제분이 가능하다. 이렇게 제분한 분질미를 식품업계와 함께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쌀 가공식품은 있다. 그러나 주로 떡이나 막걸리, 즉석식품류에 국한됐으며 일반 쌀로 빵이나 면을 만들면 비용도 높고 식감도 밀과는 달라 한계가 있었다.

이에 농식품부는 2027년까지 분질미를 한해 20만t을 시장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4만 2000ha 정도의 일반쌀 재배지역을 분질미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불제를 활용해 농가 참여를 유도하고 기존 밀 전문 생산단지를 중심으로 분질미를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매년 3~5월에 농가별로 분질미 매입계약을 맺고 수확기에는 이를 공공비축미로 사들인 뒤 실수요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시험적으로 생산한 분질미를 CJ제일제당, 농심, 농협오리온 등에 제공해 6월 중 가공특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식품업계에서는 케익 카스텔라 과자류 등과 같은 비발효 빵류, 어묵·소시지 등에는 분질미를 그대로 쓸 수 있고 면류 빵류 등에는 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즉 밀가루 소비가 많은 대중제품에서는 쌀가루에 밀가루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제품개발에 나선다는 것이다. 또 분질미에는 글루텐이 없어 ‘글루텐프리’ 식품을 만드는데도 지원에 나선다.

우리나라에서 밀은 쌀 다음으로 많이 먹지만 99.2%를 수입하고 있으며 우리밀은 0.8%에 불과하다. 이날 브리핑 현장에는 분질미로 만들어진 빵과 과자, 면류가 소개됐다. 빵은 모닝빵과 식빵 등으로 제공됐는데 밀가루로 만든 빵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분질미가 앞으로 우리 쌀 가공산업 발전시키는 데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가 밀가루를 1년에 200만 t 수입하는데 이 가운데 10%인 20만 t만 대체해도 쌀 수급 균형을 맞추고 밀가루 수입을 줄여 식량 자급률을 대폭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밀은 식품산업 현장에 워낙 광범위하게 쓰이고 가공방법도 매우 다양해 분질미가 밀가루의 10%를 실제로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시각도 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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