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이준석 “정진석 공격은 추태”… 국힘 내홍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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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9일 국회 부의장이자 ‘친윤계’(친 윤석열계)로 꼽히는 정진석 의원을 향해 “공명정대하기로 이름난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소위 ‘이준석계’로 몰아붙이면서 정치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은 여당 소속 국회 부의장이 해서는 안 될 추태에 가깝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6일간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최근 해외 방문, 혁신위원회 출범, 지방선거 공천과정 등을 두고 설전을 주고받은 정 의원을 향해 맹공을 퍼부은 것이다. 친윤과 비윤의 갈등이 이 대표 귀국을 기점으로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 대표 저격, 당의 어른 맞나?
어떻게든 분란 일으키자는 목적”
친윤-비윤 ‘당권 갈등’ 본격화
권성동 “양측 감정싸움 자제해야”

이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떻게 당내 소속 의원, 최고위원, 당 대표를 저격해 가면서 자기 입지를 세우려는 사람이 당의 어른일 수 있겠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국을 방문하고 있을 때 사실관계도 맞지 않고 공격적인 언사로 당 대표를 향해 공격을 시도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마 보시는 국민들이 잘 알 것이다”며 “애초에 정 의원이 적시한 내용은 그 자체가 허위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정 의원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집권당 대표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간 저간의 사정을 알아보니, 정부와 청와대 외교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대표는 이날 시종 정 의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는 그간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유튜브 방송에서나 할법한 이야기” “당내 어른이라고 한다면 (정부가 국민의힘 지도부의 우크라이나행을 반대한다는 등)그런 전후관계 파악하고 내질러야” “진정성보다는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분란을 일으키자는 목적” 등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아울러 국민의힘 일부 의원이 정부·대통령실과의 정책 공유를 목적으로 ‘민심 들어볼래(레)’의 약자인 ‘민들레’ 모임을 출범한 데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민들레 모임에 대해 “간결하게 접했지만 어떤 취지의 모임인지 와닿지 않는다”며 “세를 과시하듯 총리, 장관 등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공부 모임이라고)이야기하는 것은 애초에 정부에 대해서도 부당한 압박 가하는 것이고 국민들께서 좋게 볼 이유 하나도 없는 모임이라고 본다”고 비난했다. 정치권에선 민들레 모임이 친윤계 세력화라는 시각도 있다.

이날 이 대표의 귀국으로 국민의힘 당권을 둘러싼 당내 주도권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단 정 의원이 이 대표 귀국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국이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화물연대 파업으로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며 “민생을 위해 정부와 여당이 함께 지혜와 힘을 모으고 가뭄 현장에서 지도부 회의라도 열자”고 손을 내미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다만 이 대표와 정 의원이 ‘개소리’ ‘싸가지’ 등 선 넘는 발언을 주고 받은 만큼 소위 ‘친윤’(친윤석열)계가 ‘참전’해 내홍 양상이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혁신위원회 구성을 두고 이 대표 측과 친윤계가 대립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혁신위가 공천제도를 손질할 경우에도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일단 당 지도부는 양측에 자제를 요청하는 모습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측이 혁신을 둘러싼 활발한 논의는 필요하고 혁신을 둘러싼 당내 구성원의 의견제시는 저는 뭐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환영하는 바”라며 “그런데 그런 논의 자체가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서로에 대해서 의견을 개진해서 당을 위해서, 의견을 받들어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게 제 개인적 의견”이라며 “양측 다 자제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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