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주도 파격 행보 긍정 평가… 개인 비리 ‘티’도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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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부산시의회 결산 상

2019년 제8대 부산시의회 개원 1주년을 기념해 시의원들이 대형 현수막을 펼쳐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8대 시의회 마지막 회기인 제305회 정례회가 지난 7일 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21일 폐회한다. 부산시의회 제공

8대 부산시의회가 오는 21일 제305회 정례회 2차 본회의를 끝으로 4년간의 의정활동을 마무리한다. 초선이 대거 포진한 8대 시의회는 최연소 첫 여성 의장 선출 등 기존 관행을 깨는 파격적인 행보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았다. 후반기 의정이 코로나19 대유행에 잠식된 악조건에도 ‘이슈 파이팅’이나 시정 견제 역할을 무난하게 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개인 비리와 계파 갈등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으로 비난받기도 했다.


상반기 최연소 첫 여성 의장 배출
공공기관장 인사검증회 최초 도입
가덕신공항 동참 전국 확대 성과도
논문 대필·성추행·음주운전 등은 그늘

■‘최초’ 수식어 잇따른 8대

8대 시의회는 시작부터 파격이었다. 역대급 더불어민주당 시의원(41명)이 입성하고 전체 의원 중 초선이 83%(39명)에 달했다. 전반기에는 당시 만 41세의 박인영 시의원이 최연소, 첫 여성 의장 타이틀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관용차 대신 개인 승용차나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의장 접견실을 시민들과의 소통 공간인 ‘이음홀’로 만드는 등 기존 정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2018년 8월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을 상대로 한 인사검증회를 최초로 도입해 의회의 견제 역할을 확대시킨 점도 8대 시의회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시의회는 지난해 10월 시와의 협약을 통해 인사검증 대상 기관을 기존 6개에서 부산연구원, 부산신용보증재단, 부산경제진흥원 3곳을 추가하기도 했다.

신상해 의장이 이끈 후반기 시의회는 굵직한 부산 현안에 대한 여론 주도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말에는 전국 14개 광역 시·도의회 의장을 설득해 가덕신공항 지지선언에 동참시켰고, 올 3월에는 17곳의 의장 전원을 2030부산세계박람회 명예 홍보 대사로 위촉했다. 장기 표류 사업에 대한 해결 의지도 천명하며 부산시와 함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시청 앞 행복주택 건설,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등 총 12개 과제를 사업방향 결정, 필수절차 이행, 추가 협의 진행 등의 단계로 나누어 실마리를 풀어 나갔다.



■논문 대필, 음주운전 등 논란도

8대 시의회의 ‘최초’ 수식어는 불미스러운 일에도 붙었다. 2019년 12월 말에는 김문기 시의원이 임기제 공무원인 입법연구원에게 갑질을 하며 논문 대필을 맡겼다는 의혹으로 시의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윤리특위에 회부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김 시의원은 당시 해당 논란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사퇴했으며, 윤리특위에서 ‘30일 출석 정지’ 처분을 받았다. 앞서 부산시가 출자 출연한 공공기관장 임금에 상한선을 두는 소위 ‘살찐고양이법’ 조례 입법으로 전국적으로 주목받은 김 시의원에게는 아쉬운 사건으로 남았다.

이와 함께 A 시의원은 2020년 말 성추행 논란으로 인해 30일 출석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해당 사건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어가면서 A 시의원에 대한 제명안까지 당시 본회의 표결에 부쳐졌으나 부결됐다. 윤리특위의 제명 결정이 본회의에서 뒤집히면서 여야 간 극한의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재선에 도전한 구경민 시의원이 올 4월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비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또 시의회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확대를 골자로 한 부산시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선거구 획정안을 대폭 수정해 군소 정당의 비난 표적이 되기도 했다. 4인 선거구 1곳을 제외하고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수정안을 의결해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난이 일었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행보는 기득권 정치에 경고를 보내기도 했지만 각종 논란에 신뢰를 잃기도 했다”면서 “그럼에도 민주당 초선 위주의 인적 구성이 만들어 낸 새로운 바람과 현상은 그 자체로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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