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문제 “네 탓” 공방… 미-중 격전장 된 ‘샹그릴라 대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대만 독립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는 미국과 중국의 격전장이 됐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12일(현지시간) 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일 대만 문제로 대중 공세를 펼친 미국에 대해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이날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에 따르면 웨이 부장은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대만을 겨냥해 “나는 이 자리에서 대만 독립 분자와 그 배후 세력에 엄숙히 경고한다”며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자 망상일 뿐이니 자중하고 단념하라”고 경고했다.

“대만 인근서 군사활동 평화 위협”
미 국방장관, 연일 중국 때리기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자 망상”
중, 배후세력 미국 겨냥 강력 경고
미-대만, 내주 고위급 회담 주목

웨이 부장은 미국 남북전쟁까지 거론하며 “미국은 통일을 위해 남북전쟁을 치렀다”면서 “중국은 이런 내전을 원치 않지만, 대만 독립의 어떠한 분열 책동이든 결연히 분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군가가 감히 대만을 분열(중국에서 분리)시키려 한다면 중국군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일전을 불사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일은 민족의 대업이자 역사의 대세이며 누구도, 어떤 세력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떤 국가는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약속을 저버리고, 대만 독립 세력의 잘못된 행동을 지지하며 걸핏하면 ‘대만 카드’를 들고 나온다”며 “일방적으로 포격을 가하는 자국법을 이용해 남의 나라 일과 내정에 간섭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웨이 부장은 또 대만 당국을 향해서도 “민진당 당국은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현상을 바꾸려 한다”며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대만 독립을 추구하며 외국 반중 세력의 앞잡이 역할을 하다가는 결국 장기 말로 희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10일과 11일 미·중 국방장관 회담과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연달아 대만과 관련해 중국이 현상을 변경하려 한다고 비판한 것을 중국이 정면 반박한 것이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1일 본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대만 인근에서 도발적이고 불안정한 군사 활동이 점증하는 것을 목격해 왔다”며 “중국의 행동은 인도·태평양의 안보·안정 그리고 번영을 해치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오스틴 장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을 놓고서도 중국에 경고를 이어갔다. 오스틴 장관은 10일 웨이 부장과의 첫 양자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하지 말 것을 중국에 촉구했다.

한편, 미국과 대만 간 비공개 고위급 대화채널인 전략 안보대화(몬터레이 회담)가 다음 주 열릴 예정이다.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이 자리에서 최근 급증하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등 대만 안보에 관한 주요 의제들이 다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