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줄부상 힘겨운 롯데… 승리 부르는 ‘라스트 댄스’ 이대호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조선의 4번 타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1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주전 전력들의 잇단 부상 악재를 겪으며 홈 6연전을 2승 4패로 마감했다. 그나마 맏형 이대호의 분전에 힘입어 2승을 건질 수 있었다.

롯데는 지난주 삼성 라이온즈(7~9일), kt 위즈(10~12일)를 사직야구장으로 불러들여 홈에서 6경기를 치렀다. 사직 안방에서 저조한 팀 성적의 반등을 노렸지만, 삼성과 kt에 1승 2패씩 당하며 루징시리즈를 이어갔다. 홈 6연전에서 고작 2승에 그친 롯데는 시즌 성적 26승 2무 32패로 8위에 머물렀다.

9일 삼성전 끝내기 안타 이어
12일 KT전 연타석 홈런 터트려
홈 6연전서 그나마 2승 건져
정훈·김민수 햄스트링 부상
이학주 무릎·한동희 대타 출전
마무리 최준용 부진까지 겹쳐

최근 롯데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주전 선수들의 줄잇는 부상이다. 현재 롯데는 정훈, 김민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에 못 나서고 있고, 이학주도 무릎 통증으로 재활 중이다. 김재유, 고승민, 신용수, 최민재도 부상으로 1군에서 사라졌다.

지난 7일 삼성전에서 롯데는 부상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던 전준우, 정훈이 돌아오며 모처럼 완전체를 이루는 듯했다. 하지만 그날 경기에서 정훈이 또다시 부상당했고, 한동희도 햄스트링에 이상이 생겼다. 한동희는 대타로만 출장이 가능한 상태다.

주전들의 잇단 부상에 롯데 래리 서튼 감독도 오죽하면 “미치겠다(crazy)”란 표현을 쓸 정도였다. 서튼 감독은 “오랫동안 야구계에 있으면서 주전들이 한 번에 부상을 당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흔한 상황은 아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주전들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롯데 공격력에 큰 차질이 생겼다. 타격 침체로 인한 득점권 타율 저하로 중반 이후 역전패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주 6경기 중에서 롯데는 5경기에서 선취점을 뽑았으나, 2경기만 승리로 가져올 수 있었다. 상대 선발 투수들을 초반에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후반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11일 kt전에선 상대 선발 고영표에 꽁꽁 묶여 무사사구 완봉패(0-4)를 당하기도 했다.

마무리 투수 최준용과 불펜의 중심인 김원중의 부진도 우려스럽다. 최준용은 9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6-2로 앞선 가운데 9회말 등판해 4점이나 내주며 무너졌다. 4월에 보였줬던 철벽 마무리의 위용이 떨어진 모습이다.

김원중도 10일 kt전 7회에 구원 등판해 3실점하며 롯데의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원중은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가졌으나, 아직 정상 컨디션을 못 찾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12일 kt전 대승으로 반전의 계기는 마련했다. 이날 롯데는 17안타를 몰아치며 13점을 뽑아내며 13-0 완승을 거뒀다. 13득점은 올 시즌 60경기를 치른 동안 롯데가 처음으로 작성한 두 자릿수 점수였다.

승리의 원동력은 이대호였다. 9일 삼성전에서 끝내기 안타로 팀에 승리를 안겼던 이대호는 이날도 3회와 5회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시즌 7·8호 홈런을 잇따라 쏘아 올린 이대호는 KBO리그 사상 7번째로 3500루타 기록도 달성했다. ‘불혹’의 이대호가 앞장서자 젊은 신인급 선수들도 힘을 냈다. 이호연이 3안타, 박승욱이 2안타를 기록하며 1군 무대에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가 부진하지만, 가을야구의 희망은 살아 있다. 5위 삼성(29승 31패)과는 2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14일부터 최하위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치르는 원정 3연전을 반등의 모멘텀으로 삼아야 한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