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부두 장치율 79.6%… 산업 현장 곳곳 ‘물류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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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접어들면서 물류 마비가 가시화되고 있다.

13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12일 오전 10시부터 13일 오후 5시까지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7057TEU(반입 3944TEU, 반출 3113TEU)로 집계됐다. 파업 첫날이었던 지난 7일 부산항의 반출·입량(1만 9008TEU)과 비교했을 때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둔 비율)도 올라가면서 컨테이너를 쌓아 둘 공간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부산항 부두 장치율은 79.6%로, 전일(78.1%) 대비 1.5%포인트 늘었다. 파업 첫날 장치율은 약 73%였는데, 컨테이너 반출·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점점 부두에 쌓인 컨테이너가 증가하고 있다.

컨테이너 쌓아 둘 공간 부족 상황
부산 주요 항만 거점 집회 이어가
화주들 “운송사 구하기 더 어려워”

화물연대는 13일 총파업 7일 차를 맞아 부산 주요 항만을 거점으로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강서구 부산항 신항에서 조합원 A 씨는 운행 중인 화물차에 물병을 던진 혐의(업무방해)로 입건됐다. 12일에는 경찰에 북을 집어 던지는 등 소란을 일으킨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조합원 B 씨가 체포됐다.

지역 중소 운송업체들은 안전운임제 전면 확대 논의에 자신들의 입장이 배제돼 생계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안전운임제에는 화주가 운송업체에 지급하는 안전운송운임과 운송업체가 화물차주에게 지급하는 안전위탁운임만 규정돼 있어 하청을 받는 운송업체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주장이다.

290여 개 업체가 가입된 (사)부산화물직접운수사업자협의회는 13일 낮 12시께 부산 중구 중앙동 은산베이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중소 운송업체 생계 보장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옥수 부이사장은 “대형 업체에게 안전위탁운임을 받더라도 전액을 고스란히 차주에게 넘겨줘야 하는 처지라 중간에서 일만하고 돈을 벌 수가 없다”며 “중간에서 일하는 업체들을 보호하도록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중소 운송업체의 70%가량은 대형 운송업체로부터 물량을 하청받는다.

파업이 지속되면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부산항 게이트 통제가 더 심해지고 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일부 비조합원 화물차 기사들이 경찰의 협조를 받아 부두에 진입해도, 해당 차량 번호를 조합원들이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화주들은 운송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고, 웃돈을 얹어도 기사들이 거절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동차와 철강 업계도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률이 지난주보다는 회복됐으나 여전히 일부에서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울산공장에선 지난 토요일 특근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비조합원 납품 차량이 늘어나면서 가동률은 다소 올랐다. 협력업체들은 화물차 기사와 직접 계약하는 ‘용차’ 등으로 납품을 늘리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이날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 회사는 지난 7일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된 이후 매일 약 2만 t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창고가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르러 도로나 공장 주변에 쌓아 뒀다. 그러나 이마저도 한계에 이르면서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매일 9000t의 물량을 출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제품 2차 가공회사를 비롯해 포항철강산업단지 안에 있는 시멘트 회사 등도 화물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박혜랑·손혜림 기자 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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