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높아진 시의회 의장… 재선까지 ‘도전장’
안성민막강한 권한이 더해지는 차기 부산시의회 의장 자리를 둘러싸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관례에 따라 소수의 다선 의원이 의장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거대 집단’인 초선 의원의 목소리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9대 부산시의회는 다음 달 12일 제306회 임시회를 열고 차기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회 위원장, 윤리특위 위원장 등을 선출한다. 6·1 지방선거로 당선된 9대 시의원들은 다음 달 1일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소속 공무원 130명 인사권
4선 안성민·3선 이대석 출사표
재선 중 최도석·김광명 등 물망
다수 초선 목소리 변수로 작용
차기 시의회 개원이 다가오면서 의장 선출 경쟁도 서서히 달아오른다. 특히 올 1월 13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지방의회 의장은 자기 명의로 소속 공무원의 승진, 징계, 복무 관리 등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부산시의회만 해도 직원이 약 130명에 달해 의장이 강력한 권한을 가진다.
당선인 중에서는 현재 최다선인 4선의 국민의힘 안성민(영도1) 당선인이 일찌감치 자천타천으로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안 당선인은 4~6대 시의원과 자유한국당 중·영도 당협위원장 등을 지냈다. 안 당선인은 “시민의 기준에 서서 행정기관을 협조·견제하는 강력한 의회를 만들겠다”면서 “또 초선 의원들이 전문성을 살리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3선의 이대석(부산진2) 당선인도 “관록의 정치로 새로운 시의회를 만들겠다”며 의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당선인은 6·7대 시의원과 부산진구 2·3대 구의원을 역임했다. 이 당선인과 함께 ‘유이’한 3선인 박중묵(동래1) 당선인은 후반기 출마를 염두에 둔 상태다. 박 당선인은 “이미 동료 시의원들께 (전반기 의장)불출마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9명의 재선 의원 중에서는 8대에 이어 연임에 성공한 최도석(서2)·김광명(남4) 시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두 시의원은 의정의 연속성, 부산 현안에 대한 전문성 등을 적극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8대 후반기 부의장인 최 시의원은 “지난 4년간 민주당 집권 체제를 경험하며 다수당의 역할 등 느낀 바가 많다”며 “감시 역할을 넘어 정책을 선도하는 고급 시의회를 만들겠다”며 의장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9대 전반기 의장단과 각 상임위원장 구성에 대해서는 다음 달 임시회에 앞서 열리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어느 정도 내부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교섭단체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의장단은 사실상 국민의힘 시의원들로 모두 채워질 전망이다.
과거 국민의힘이 장악했던 시의회 관례를 볼 때 차기 의장단은 다선 의원, 7개 상임위원장은 재선 의원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지만, 33명에 달하는 초선 의원의 의중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의장은 합의 추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잡음이 길어지면서 시당이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부산 정치권 한 관계자는 “윤리특위, 인사검증특위,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특위 등 굵직한 특위 위원장 자리를 놓고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기초의회 요직을 두루 거친 초선 의원도 많아 이들의 행보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9대 시의원 당선인들은 14일 시의회에서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의정 활동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한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