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남은 ‘송철호의 사람’들, 김두겸과 ‘불편한 동행’ 긴장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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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으로 당선된 국민의힘 김두겸. 부산일보DB 6·1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으로 당선된 국민의힘 김두겸. 부산일보DB

울산과 경남에서 지방 권력이 4년 만에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뀌면서 일부 산하 공공기관장 등과 불편한 동행이 불가피하고,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인사 문제를 놓고 신구 권력 주체 간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 산하 공기업 2곳과 출자·출연기관 11곳 등 총 13곳 가운데 임기를 1년 이상 남긴 기관장은 9명이다.


울산시 공기업·출자기관 13곳

기관장 9명 임기 1년 이상 남아

도공 사장 등 3명은 2년 이상

27일 당선인과 첫 대면 ‘관심’


올해 1월 임명한 울산사회서비스원장은 오는 2024년 8월까지 임기가 2년 넘게 남았고, 울산시설공단 이사장과 울산도시공사 사장은 2024년 11월 임기가 끝난다. 울산경제진흥원장과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도 내년 10월까지 각각 임기가 보장된다. 올해 안에 수장이 임기를 마치는 기관은 울산연구원, 울산일자리재단, 울산관광재단 등 3곳뿐이다.

그렇다고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이 이른바 ‘송철호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산하 기관장들을 대폭 교체하거나 퇴진을 압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 초기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기관장은 울산시장 교체 시기에 혹시나 거취 문제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 정권에서 송철호 시장과 보조를 맞춘 산하 기관장들이 국민의힘 소속 새 울산시장과 시정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울산시 한 공공기관 간부는 “(새 당선인 측이) 대놓고 사퇴를 종용하거나 그런 일은 없겠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등 말이 많은 상황”이라며 “인수위 보고를 통해 (당선인과 기관장들이) 어떻게 관계를 정립할 지 서로 감을 잡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기관장은 퇴진 없이 남은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은 시 산하 기관장들과 27일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공식 대면할 예정이다.

경남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벌써 인사 문제를 놓고 신·구 권력 주체 간 갈등이 불거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군수가 바뀐 경남 창녕군은 30일 자로 5급 승진 1명을 비롯해 직원 9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하루 뒤인 7월 1일은 국민의힘 김부영 군수 당선자가 취임하는 날이다. 창녕군은 “상위 직급 결원에 따른 수시 인사이고, 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부영 당선인 측 군정인수위원회는 “임기 마지막 날까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하지만, 앞으로 4년간 창녕군을 이끌어갈 당선인 취임 하루 전에 승진 인사를 단행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반면 12년 만에 권력이 교체되는 경남 김해시의 경우 민주당 허성곤 시장이 일부 공석인 산하기관과 이달 말로 예정된 정기인사와 관련해 “일체의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다음 달 1일 임기가 시작되는 국민의힘 홍태용 당선인이 취임 이후 인사를 단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의미다.

홍 당선인도 최근 인수위 출범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보복 인사’와 ‘특정인 배제’ 등 선거와 연계된 인사는 하지 않겠다”며 “취임 후 첫 정기인사에선 빈 자리만 우선 단행하고, 나머지 인사는 시간을 두고 점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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