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가속력·매끄러운 코너링 ‘와우’… 가격·연비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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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반떼 GT 하이브리드 타 보니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를 얘기할 때면 퍼포먼스(성능)와 배기음, 화려한 디자인이 떠오른다. 이 3박자 가운데 최근 가장 큰 변화를 준 곳이 바로 퍼포먼스다. 마세라티는 기존 고배기량의 가솔린과 디젤 엔진을 고집했지만 최근 친환경 바람과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을 잇따라 내놓은 것이다. 지난해 7월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에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르반떼 GT 하이브리드’가 국내 출시됐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경기도 여주, 시흥을 거쳐 돌아오는 총 200여km에서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를 타봤다.

가솔린 모델급 제로백 ‘자랑’
첨단시스템 탑재 편의성 개선
내연기관 모델보다 1800만 원 ↓

차체 크기는 기존 가솔린 모델과 같다. 외관도 기존 르반떼와 비슷하다. 다만 C필러(뒷문과 뒷유리 사이에서 차량 지붕을 받쳐 주는 기둥)에 부착된 삼지창 모양의 로고와 브레이크 캘리퍼, 차체 측면의 에어 벤트(공기를 배출하거나 유입하는 구멍) 테두리, 실내 가죽 스티치와 헤드레스트에 수놓아진 로고 등이 친환경을 뜻하는 파란색으로 바뀐 정도다. 내부에는 해상도와 그래픽이 개선된 8.4인치 크기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탑재돼 있다

르반떼 하이브리드는 3.0L급 이상의 기존 르반떼에 비해 배기량을 2.0L급으로 낮추고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성능 면에선 르반떼 2021년식 가솔린 모델(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51.5kg.m)에 비해 다소 낮은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m이다.

하지만 가속 성능은 물론이고 코너링에서도 ‘Q4 인텔리전트 올 휠 드라이브’(사륜구동)와 브레이크를 활용한 차동장치제어인 ‘토크 벡터링’ 등의 기술 덕분에 탁월하다. 실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인 제로백이 가솔린 모델과 같다. 이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지만 공차중량이 가솔린 모델(2265kg)에 비해 55kg 낮은 것과도 무관치 않아보인다. 또한 더블 위시본 시스템 아키텍처 등으로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 보여주는 탄탄한 하부도 인상적이다.

이 차에는 최첨단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높이가 6단계로 조절되는데, 차량 주행 시 지상고를 낮추고 오프로드에선 차고가 최고단계로 높아진다. 차량이 정지하면 차체가 낮아져 운전자와 동승자가 편하게 내릴 수 있다.

성능은 기존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가 없지만 연비는 기존 L당 7km에서 L당 7.9km로 개선됐다. 이번 시승에서 실제 고속주행과 국도 비율을 7대 3 정도로 주행했는데 L당 10km대까지 나왔다.

르반떼 GT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 1800만 원이다. 기존 가솔린 모델에 비해 1800만 원 가량 낮췄다. 기블리 하이브리드도 내연기관 모델 대비 1000만 원 이상 낮은 가격에 출시됐다.

하이브리드 엔진에 안전·편의장치를 개선하고도 가격을 낮춘 덕분에 올 1~5월 전체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40% 넘어섰다.

아쉬운 점은 차값이 1억 원이 넘지만 국산 중저가차에도 장착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오토홀드(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차가 멈추는 기능)가 없다는 점이다. 배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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