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하는 복합 경제위기 극복할 경제전쟁 대장정 시작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최근 물가가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유럽 등의 증시하락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주가가 이틀째 하락하면서 2500선이 붕괴되자 14일 서울과 세종의 경제부처들은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심리를 안정시켜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이 때문에 경제부처들이 회의를 개최하면서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도 ‘필요시 적시 대응’ ‘시장안정에 나설 것’ ‘정책수단 총동원’ 등 선언적인 수준의 대응이 주를 이뤘다.
기재부, 물가 안정 수단 총동원
금융위·한국은행도 시장점검회의
먼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면서 “현재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주요 국가들이 통화 긴축을 가속화하며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중첩된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취약 차주(돈 빌린 사람), 금융회사, 금융시스템의 위험 요인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취약 차주의 금융 애로,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유동성을 수시로 점검해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4~15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예고돼 있는데 회의 결과에 따라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또 한 차례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FOMC 정례회의를 앞둔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금리가 큰폭 상승하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으며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할 때 시장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도 긴급 회의를 열었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1~2차관과 주요 간부들이 모인 가운데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전세계의 물가가 급등하고 미국 등의 고강도 긴축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고된다”며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이 시점에서 비상한 각오를 다시 한번 다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물가는 민생경제에 제일 중요한 부문인 만큼, 모든 정책수단을 물가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정책수단을 총동원한다는 자세로 물가안정 정책을 발굴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또 “장기화되고 있는 화물연대 파업이 산업·수출에 미치는 파장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별 자체 운송인력 투입, 비상수송대책 등을 통해 물류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하고 “지금부터 복합 경제위기 상황을 이겨내고 경제체질을 다져 다시 도약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한 경제전쟁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이 싸움은 1~2개월에 끝나지 않고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전쟁에서 반드시 이겨낼 수 있도록 기재부 전체 직원들의 열정과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덕준·이주환 기자 casiop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