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고사 치른 벤투호, 수비 불안 해결 ‘0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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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이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집트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4-1로 이긴 가운데 조규성(왼쪽)이 팀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집트전을 끝으로 6월 평가전 4연전을 마무리했다. 2주간 이어진 평가전 동안 수비와 미드필더진에서 불안감을 노출한 점은 11월 카타르 월드컵 본선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반면, ‘월드 클래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4-1로 이겼다.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김영권(울산 현대), 조규성, 권창훈(이상 김천 상무)이 차례로 1골씩 터트리면서 완승을 거뒀다.

이집트와 평가전 4-1 승리
4연전서 9득점에 무려 8실점
수비·미드필더진 주전 빠지자
상대 압박·개인기에 쉽게 뚫려
전방까지 ‘빌드업’ 안 돼 답답
9월 두 차례 정도 평가전 계획

벤투호는 2일 브라질전을 시작으로 6일 칠레, 10일 파라과이에 이어 이집트를 차례로 상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에 1-5로 대패했고, 칠레에 2-0 승, 파라과이와는 2-2 무승부를 거뒀다. 4연전 전적 2승 1무 1패로, 9득점한 동안 8실점했다.

성적에서 드러나듯 4연전 내내 수비가 흔들렸다. 세계 최강 브라질전에선 상대의 강한 압박과 뛰어난 개인기에 수비진이 허무하게 뚫리며 5골이나 허용했다.

칠레전에선 후반 초반 상대 선수가 1명 퇴장당했는데도 경기를 압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역습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파라과이를 상대로는 수비진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며 0-2로 끌려가다 가까스로 2-2로 따라잡았다.

이집트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과 함께 23골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에 오른 모하메드 살라흐 등 유럽 축구에서 뛰는 주전이 상당수 빠진 이집트를 상대로 4골을 뽑았지만, 수비는 여전히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 골을 허용한 장면도 페널티지역에 수비 숫자는 많았으나,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실점하고 말았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0경기에서 3실점만 내줬던 벤투호의 수비력이 세계 무대에선 생각보다 더 허술해 보였다. 부상으로 빠진 ‘수비의 핵’ 김민재(페네르바체SK)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 4연전이었다.

미드필더진도 주전 선수들이 이탈하자 부실해졌다. 이재성(마인츠05)이 부상으로 소집되지 못한 가운데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 황인범(FC서울)도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중도에서 출전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파라과이전과 이집트전에서 이들을 대체할 조합을 시험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다만 ‘작은’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은 점은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으로 4연전 동안 수비와 미드필더진에서 상대의 강도 높은 압박에 고전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공 간수 능력(볼 키핑력이) 떨어지며 공을 자주 빼앗겼고, 패스 연결도 매끄럽지 못했다. 전방까지 ‘빌드업’이 원활하게 전개되지 못해 공격에서 답답합을 드러냈다. 오죽하면 손흥민이 하프라인이나 수비 진영까지 내려와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정도였다.

손흥민은 EPL 득점왕답게 이번 4연전에서도 활약이 눈부셨다. 칠레전, 파라과이전에서 2경기 연속 프리킥으로 골을 터트린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최전방 공격수로, 때로는 미드필더 역할까지 전천후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대표팀을 이끌었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에서 손흥민이 차지하는 비중을 더욱 절감할 수 있었다.

벤투호는 일단 해산한 뒤 내달 19~27일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축구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공식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기 때문에 손흥민, 황의조 등 유럽파를 불러오기 어렵다. 국내파 선수들의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어 9월 A매치 기간에 두 차례 정도 평가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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