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리는 국힘 혁신위, 거친 ‘공천 룰 파고’ 무사히 넘나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15일 “우리 당이 개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여기서 안주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혁신의 당위성은 논란의 대상이 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출범을 앞둔 국민의힘 혁신위를 두고 최근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혁신위가 공천 개혁 등 총선 공천 룰의 의제를 다루는 만큼 당분간 당내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최근 공천 룰 등 혁신위가 다룰 주요 의제를 두고 당 안팎에서 신경전이 벌어진 데 대해 “혁신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을 안다. 공격할 일도, 변명할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모진 어려움을 딛고 4·7 보궐선거와 대선, 그리고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며 “탄핵 정국 이래 유례 없는 참패로 점철됐던 지난 선거를 돌이켜보면 국민께 너무나 감사한 결과”라고 했다.
공천 논의 두고 당 안팎 신경전
최재형 위원장 “과감한 혁신 필요”
‘이준석 사조직’ 논란엔 “말 안 돼”
주말께 출범… 갈등 계속될 듯
최 위원장은 이어 “이 승리는 결코 우리 스스로 쟁취한 성과만은 아니다. 적지 않은 부분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과 새로 출발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의 반사적 이익이었다”며 “이제는 우리 당이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높지만 신뢰는 매우 낮다. 관심과 신뢰 사이의 거리는 정치 개혁에 대한 기대”라며 “정치개혁의 출발은 정당개혁”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최 위원장은 “시대의 변화에 동떨어진 정치는 살아남을 수 없고, 개혁과 혁신에 둔감한 정당은 결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며 “연이은 승리에 안주하기 쉬운 이때야말로 선제적이고 과감한 혁신을 할 적기”라고 재차 강조했다.
혁신위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정량 평가를 통해 예측 가능한 ‘시스템 공천’을 만들겠다며 띄운 조직이다. 이 대표는 지난 지선 때 공천관리위원을 지낸 최 위원장에게 혁신위를 맡기며 사실상 모든 권한을 위임했지만 당내에선 ‘이준석 사조직’ 논란이 불거지며 설왕설래가 오간다.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회의에서는 배현진 최고위원이 이 대표에게 혁신위를 통해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친윤(친 윤석열)계 일부 의원 사이에서는 이 대표 임기 이후 이뤄질 총선 공천을 지금 논의하는 게 월권이라는 불만도 감지된다.
일단 전날(14일) 혁신위원 추천권을 가진 조수진·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추천을 완료하면서 혁신위는 이르면 이번 주 출범할 예정이지만 ‘개문발차’ 이후에도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 논의 의제에 ‘공천 룰’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공천 룰 조정 문제는 원내외 인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으로, 현재도 당내에서는 찬반이 첨예하게 갈린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1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혁신위가 공천에 대해 논의한 다음 내놓는 결론은 시스템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이준석이 공천권을 장악하려고 한다는 표현은 성립할 수도 없고 애초에 말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