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강제 이주민 처음 1억 명 넘어…80명 중 1명 강제 이주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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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온 난민들이 지난 7일 우간다 기소로의 냐카반데 교통센터에서 점심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온 난민들이 지난 7일 우간다 기소로의 냐카반데 교통센터에서 점심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쟁이나 내전, 정치적 박해 등을 이유로 고향을 떠난 강제 이주민이 전 세계에서 1억 명을 처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식량위기와 기후위기,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살기 힘든 땅이 많아지면서 강제 이주민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오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유엔난민기구(UNHCR)가 16일 공개한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강제 이주민은 지난달을 기준으로 1억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8930만 명에서 5개월 새 12%나 급증한 수치다. 지난달 기준 세계 인구는 79억여 명이다.

이는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수많은 피란민이 발생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전 등으로 고향을 등진 아프리카와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점도 이런 추세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강제 이주민 증가세는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지난해 수치인 8930만 명은 2020년(8240만 명)보다 8% 증가한 규모이고 10년 전보다는 갑절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UNHCR은 소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강제 이주민의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이들은 2020년 980만 명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15% 증가한 1130만 명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76%는 여성과 어린이라는 점도 심각성을 더한다고 UNHCR은 설명했다.

아·태 지역 강제 이주민이 가장 많이 머무는 나라는 파키스탄(150만 명)이었으며 방글라데시(91만 9000명)와 이란(79만 8000명)이 뒤를 이었다.

UNHCR은 강제 이주민의 수는 세계 인구의 1%를 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식량 부족과 기아, 기후위기, 인플레이션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최고 대표는 "지난 10년간 강제 이주민 수는 매년 증가했다"며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분쟁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 한 이 참담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 이주민에는 정치적 박해 등의 우려로 국제적 보호 필요성이 인정되는 난민과 고국을 떠나 보호를 요청 중인 난민 신청자, 거주지를 떠날 수 밖에 없었지만 공인된 국경을 넘지 않은 사람을 뜻하는 국내 실향민이 모두 포함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난민은 2710만여 명, 난민 신청자는 460만여 명, 국내 실향민은 5320만여 명에 이른다.

한편, BBC가 유엔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출신국을 떠나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의 숫자는 2020년 기준 2억 8100만 명이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3.6%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기에는 이주자와 이민자, 난민, 망명 신청자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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