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권 행보’ 시동에 친문 중진들도 “맞대응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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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이재명 상임고문이 당내 거센 불출마 압박 속에서도 당권 행보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이 고문의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관망하던 범친문(친문재인)계에서도 출마 행보를 본격화한다.

이 고문은 지난 18일 지역구인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연 사인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원칙들이 관철되지 않는 것은 정말 문제”라며 “정당에서는 당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관철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당원 의사 관철” 전대 룰 언급
전해철·홍영표·설훈 등도 도전장

전대 룰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계가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권리 당원 투표 비중을 늘리자는 친명계 의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최근 전대 출마 질문이 나오면 “묵언수행 중”이라던 이 고문이 전대 룰을 두고 직접적인 언급을 하자 출마를 앞둔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이날 이 고문이 당내 비판이 고조되는 팬덤 정치와 관련, ‘개딸’(개혁의 딸) ‘양아들’(양심의 아들)로 불리는 자신의 지지층을 향해 “쓸데없이 과도한 표현을 하면 공격의 빌미가 되고,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며 문자폭탄 발송 자제를 당부한 것 역시 전대를 앞두고 반이재명 측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이 고문의 출마가 가시권에 접어들자 이 고문과 함께 불출마를 권유받았던 친문 중진들도 출마로 돌아섰다. 전해철 의원은 이 의원이 불출마해도 전당대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홍영표 의원도 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이낙연계 중진인 5선 설훈 의원도 최근 당대표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고, 세대교체론의 중심에 있는 97(70년대생·90년대 학번) 그룹 중에서는 강훈식, 강병원 의원이 출마를 검토 중이다.

한편 최근 ‘수박 논란’으로 이 고문 측 지지층과 대립했던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지현 전 위원장, 이제 쉼을 끝내고 도약합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6·1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복귀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의원은 “당내 목소리의 다양성을 지키고, 성 비위 등 폭력에 맞서 싸운 모습은 박지현이 좋은 정치인으로 커 나갈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줬다”며 “돌아오길 기다린다. 오프라인 현장에 아직 몸 놓기가 저어스럽다면 온라인 소통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방선거 직전 ‘팬덤 정치 청산’ ‘586 용퇴론’ ‘최강욱 의원 성 비위 징계’ 등의 당 쇄신을 강하게 주장했고, 이를 ‘내부 총질’로 규정한 ‘개딸’ 등 강성 지지층과 갈등을 빚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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