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신기록 행진… 경유, 연초보다 4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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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19일 부산시내 한 주유소에서 고객들이 기름을 넣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휘발유와 경유의 전국 평균가격이 L(리터)당 2100원 선도 넘어서는 등 연일 최고가 신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부산의 경유 가격도 한 주만에 L당 평균 60원이나 급등했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경유 평균가격은 19일(오후 4시 기준) 전날보다 3.46원 오른 L당 2115.96원을 기록했다.

전국 주유소 L당 2116원 기록
부산은 한 주 만에 평균 60원↑
휘발유도 10년 2개월 만에 최고
당분간 고공행진 예상 ‘먹구름’

휘발유 가격도 지난 18일 L당 2104.63원으로 경유와 하루 시차로 2100원 선을 돌파한데 이어 19일(오후 4시 기준) 전날보다 2.90원 올라 L당 2107.53원으로 집계됐다.

부산의 경우 19일 경유 평균가격이 전날보다 1.49원 오른 L당 2093.63원이다.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1.12원 오른 L당 2084.273원을 나타냈다. 부산은 휘발윳값이 지난 주(2022.75원)보다 42.73원 오른 L당 평균 2065.48원을, 경윳값은 지난 주(2009.18원)보다 59.84원 오른 L당 평균 2069.02원을 기록했다. 부산의 경유 가격이 한 주만에 무려 L당 평균 60원이 뛰어오른 셈이다.

지난 5월부터 유류세 인하율이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됨에 따라 5월 첫째 주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44.2원 내렸지만, 이후로는 6주 연속 가격이 올랐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이달 11일 L당 전국 평균 2064.59원으로, 10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 기록(2012년 4월 18일 2062.55원)을 갈아치웠다. 경유 가격도 이미 지난달 12일 전국평균 1953.29원으로 기존의 최고가(2008년 7월 16일 1947.74원)를 경신한 데 이어 한 달 넘게 최고가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경유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의 전국평균 가격은 올해 1월 1일 각각 L당 1623.79원, 1442.42원이었는데, 5개월여 만에 가격이 각각 482원, 672원 넘게 상승했다. 연초대비 상승률을 보면 경유가 46.6%로 휘발유(29.7%)보다 훨씬 높다. 최근 경유 가격을 2020년 5월 평균 판매가격(1065.79원)과 비교하면 약 2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뛰었다.

국내에서 보통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경유 재고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경유 수급난은 더 심각해졌다.

때문에 기름값 절약을 위해 경유차를 선택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괜히 디젤차를 산 것 아니냐”는 후회와 한숨도 흘러나오고 있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평균 유가를 종전 전망치보다 10달러 상향 조정한 배럴당 135달러로 제시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세계 석유 수요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6∼8월) 도래와 중국의 상하이 봉쇄조치 완화 등의 여파로 고유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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