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치아… 이젠 인공지능으로 관리해요”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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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부산 스타트업] (주)큐티티

(주)큐티티 고태연 대표가 부산 해운대구 큐티티 본사에서 AI 자가구강검진 앱 ‘이아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주)큐티티 고태연 대표가 부산 해운대구 큐티티 본사에서 AI 자가구강검진 앱 ‘이아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모바일로 치아를 관리하는 앱을 개발한 스타트업이 부산에서 출발했다. 직접 찍은 사진 한 장으로 치주 질환 위험도를 확인하고, 치과 병·의원으로 안내하는 서비스 ‘이아포(e.apo)’를 개발한 (주)큐티티(QTT)다. 고태연(48) 대표가 이름 붙인 ‘퀄리티 탑 팀’이라는 회사명처럼 각 분야 최강의 멤버가 모여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자부한다. 차세대 덴탈케어 솔루션을 선보이는 큐티티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올해 하반기 일본에서 먼저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선보인다.


부산대와 데이터 16만 건 모아

셀프 구강검진앱 ‘이아포’ 개발

소프트뱅크와 협력, 연내 일본 진출

철원군민 치아 점검 서비스 진행


■전문 방송인이 창업

큐티티는 고태연 대표가 2017년 6월 창업한 회사다. 1995년 PSB(현 KNN) 2기 방송 전문 공채로 데뷔한 고 대표는 지금도 월~금요일 부산교통방송 라디오 ‘TBN 부산매거진’을 진행하고 있는 전문 방송인이다. 각종 의학 방송을 하면서 쌓은 경험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치아는 오복(五福) 중의 하나라는 속설도 있잖아요. 의학 방송을 10년 정도 진행하다 보니 치아의 중요성을 더욱더 잘 알게 됐죠. 국립 부산대학교치과병원과도 방송으로 인연이 있었는데, 치과병원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하면 치아 질환을 예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 대표는 방송을 하며 알게 된 인맥으로 팀을 구성해 이 아이디어로 창업을 준비했다. 부산대학교치과병원과 파트너십을 맺고 약 11만 건의 치아 데이터를 확보했고, 자체 수집한 5만 건의 데이터를 합해 총 16만 건의 교수급 전문의가 진단한 치아 데이터를 모았다.

AI가 이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가 스스로 찍은 치아 사진을 업로드하면 치주질환 위험도를 알려준다. 세계 최초로 모바일로 치아를 관리할 수 있는 앱 ‘이아포’다.

“2020년 베타 버전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정식으로 출시했습니다. 총 3가지 서비스인데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이아포 모바일’과 이를 연계해 치과 병·의원이 사용하는 ‘이아포 C&H’, 그리고 지자체와 관공서가 지역민을 대상으로 구강점검 서비스를 하는 ‘이아포 퍼블릭’입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손잡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큐티티에 위기이자 기회가 됐다. 하필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정식으로 ‘이아포’ 앱 개발이 완료되면서 서비스 시연이 쉽지 않았다. 입 안을 직접 촬영해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도 여러 관공서와 ‘이아포 퍼블릭’ 서비스를 활용하자는 얘기가 오갔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큰 진전은 없었다.

꾸준히 해외의 문을 두드리던 큐티티에도 기회가 왔다. 몇 년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에 참가한 큐티티의 서비스를 눈여겨봤던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코트라를 통해 연락이 온 거다. 큐티티는 팬데믹 기간 중 해외 박람회 참가가 어려워지자 온라인 해외 바이어 미팅을 신청해 둔 터였다.

“일본은 편의점보다 치과가 더 많다고 할 정도로 치과가 포화상태라고 하더라고요. 직접 치아 사진을 촬영해보고 위험도를 확인한 뒤 병원 예약까지 연계해주는 서비스가 이아포인데, 일본에서 이런 수요가 많다고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을 받았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오히려 기회가 된 셈이죠.”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이아포를 일본에 최적화된 ‘AI 치과의사 선생님’이라는 앱으로 재탄생시켰다. 한국과 달리 그림보다 글을 선호하는 특성을 반영했고, 챗봇과 대화하는 형식 대신 설문지 형식의 치아 문진표 작성, 일본 특유의 진찰권을 촬영해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를 탑재했다.

환자가 이 앱을 통해 치아를 점검하고 거주지 주변의 치과를 예약할 수 있도록 연계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병원이 월 구독료를 내는 방식으로 수익이 난다. 올 하반기 일본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지역민 치아 건강 필수 서비스로

큐티티는 강원도 철원군 보건소와 업무 협약을 맺고 지난달부터 철원군민을 대상으로 ‘이아포 퍼블릭’을 서비스 중이다. 국민이 스스로 구강을 촬영하고 문진 내용을 입력하고 전송하면 보건소는 이를 바탕으로 군민의 치아 건강을 관리한다.

철원군 보건소는 국내 공공기관 중 최초로 AI 구강검진 시스템을 공공보건 사업에 도입했다. 우선 군내 만 6~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치아를 점검하고 향후 노인, 장애인, 군인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공기관과 파트너십을 맺는 게 지지부진했었는데 철원군을 시작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대 예정입니다. 경남 고성군과 경남 거제시와도 서비스 도입을 두고 논의 중이고요. 도시가 아닌 지역은 지역 내 치과가 적어 구강 관리가 더 어려운데 ‘이아포 퍼블릭’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자부합니다.”

이아포 앱 개발이 완료되고 일본 진출도 확정되면서 큐티티는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큐티티에 근무하는 직원은 30명 수준으로 늘었고, 현재 채용도 진행 중이다.

“이아포 서비스는 공익성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자가 구강검진을 통해서 심각한 치주 질환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예방하고요. 안 그래도 폐업률이 높은 치과는 고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큐티티는 이제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선보이는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성장할 것 같습니다. 10년 안에 사옥을 지을 수 있도록 부산에서 힘내 보겠습니다.” 글·사진=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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