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첫 좌파 대통령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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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콜롬비아에서 처음으로 좌파 대통령이 탄생했다. 이로써 중남미 경제 규모 상위 6개국 중 브라질을 제외한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페루에 모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19일(현지시간) 치러진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선 좌파연합 ‘역사적 조약’ 후보 구스타보 페트로가 50.4%(개표율 99.99%)를 득표했다. 경쟁자인 ‘반(反)부패 통치자 리그’의 기업인 출신 후보 로돌포 에르난데스의 득표율은 47.3%였다.

연금 개혁·부자 증세 등 약속
페트로, 50.4% 득표율 당선

콜롬비아 역사상 첫 좌파 대통령의 길을 걷게 된 페트로 당선인은 젊은 시절 좌익 게릴라 단체 ‘M-19’에 몸담기도 했으며, 수도 보고타 시장을 지낸 현직 상원의원이다. 세 번째 도전인 이번 대선에서 페트로는 연금 개혁, 부자 증세, 석탄·석유산업 축소 등을 약속하며 살인적인 경제난 속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의 열망을 파고들었다. 1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 20%에 달하는 청년실업률과 무려 40%인 빈곤율에 허덕이던 콜롬비아 국민들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페트로의 러닝메이트인 프란시아 마르케스도 콜롬비아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이날 블룸버그는 "페트로의 당선은 (콜롬비아의)경제 변화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이어졌던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관계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껏 콜롬비아는 미국의 남미 외교정책에서 주춧돌 역할을 해온, 대표적 친미 국가였다.

앞서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도 최근 몇 년 사이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교체됐다. 중남미 국가 중에선 볼리비아와 온두라스도 최근 대선에서 좌파 대통령을 택했다.

이번 페트로의 승리로 중남미의 정치 지형은 확연히 왼쪽으로 기울게 됐다. 오는 10월 치러질 브라질 대선에서도 좌파 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강세를 보여 사상 처음 중남미 주요 6개국 모두에 좌파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도 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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