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19·강원도청)가 롱코스(50m)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은메달은 한국 선수로는 자유형 200m 종목 역대 최고 성적이다.

황선우는 21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7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2위로 터치 패드를 찍었다. 황선우는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분44초62)을 0.15초 단축했다.

1분44초47로 한국신기록
2007년 박태환 동메달 이후
한국선수론 역대 최고 성적
도쿄올림픽 오버페이스 토대
후반 스퍼트 전략이 값진 결과

금메달은 1분43초21로 레이스를 마친 다비드 포포비치(18·루마니아)가 차지했다. 도쿄올림픽 이 종목 우승자인 톰 딘(22·영국)은 1분44초98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1 FINA 쇼트코스(25ｍ)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ｍ에서 금메달을 딴 바 있으나, 롱코스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수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롱코스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서 한국 선수로는 박태환 이후 두 번째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 다이빙 여자 1ｍ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딴 김수지(울산시청)를 포함하면 황선우는 한국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 세계수영선수권 메달리스트다.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에선 자유형 400m에서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따라서 황선우는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서 박태환 이후 11년 만에 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자유형 200m에선 15년 만의 메달이자, 박태환을 넘어 한국 선수 이 종목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앞서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5초46의 기록으로 전체 3위로 결승에 진출한 황선우는 이날 결승에선 3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황선우의 출발 반응 속도는 0.61초로 8명의 경쟁자 중 가장 빨랐다. 하지만 첫 50m 구간을 24초68의 기록으로 4위로 통과했고, 100m 구간까지도 4위에 머물렀다. 150m 구간을 지날 때 딘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선 황선우는 마지막 50m 구간에서 막판 스퍼트를 끌어올려 포포비치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황선우보다 한 살 어린 포포비치는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1분44초40을 기록해 황선우가 가지고 있던 세계주니어기록(1분44초62)을 새로 작성한 뒤, 결승에서 또다시 기록을 줄이며 롱코스 세계선수권대회 데뷔전에서 정상에 오르는 약진을 보였다.

경기 뒤 황선우는 매니지먼트를 맡은 올댓스포츠를 통해 “작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경험이 부족해 초반 오버페이스로 후반에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며 “이번엔 지난 경험을 토대로 후반에 스퍼트를 올리는 전략으로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슷한 나이의 포포비치가 이번 자유형 200ｍ에서 1분43초대의 대단한 기록을 냈다”면서 “저도 열심히 훈련해서 1분43초대로 들어가야 겠다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는 각오도 전했다.

황선우는 21일 오후 시작한 자유형 100ｍ 예선에선 전체 17위에 그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