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환의 출항지, 부산’ 엑스포 항해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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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2030월드엑스포 유치전 첫 대면 경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2030월드엑스포 유치 후보 국가의 2차 경쟁 PT에서 이탈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이날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한 한국의 발표는 깊이가 있고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2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한다. 한국은 막판이나 되어야 정부 고위 관계자가 발표하는 관례를 깨고 한덕수 국무총리를 첫 연사로 내세우는 강수를 뒀다. 한국의 강력한 유치 의지를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에 보인 것이다.

첫 대면 PT서 강력한 의지 표명
현지 실사 전까지 사업 속도 내야

한국의 최대 강점은 세계 최빈국에서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독보적인 경험이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두루 이해하기에 BIE 회원국의 3분의 2나 되는 개도국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한국의 세 번째 연사인 에티오피아 출신 렘마 테솜 투파 충남대 연구교수는 이 같은 의미에 부합했다. 그를 보고 처음에는 의아한 표정이었다가 조부가 한국전에 참전했다니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그가 부산대에서 공부하다 병이 났지만, 부산시민들의 도움으로 학업을 마친 스토리는 부산이 세 번째 부주제 ‘나눔과 돌봄의 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는 살아 있는 증거였다.

부산 엑스포까지는 총력전이다. 부산은 초반 스타트는 다소 늦었지만 무서운 기세를 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형준 부산시장, 월드엑스포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삼각편대다. 유치위원회에는 현재 1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들어올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 위원장이 밝힌 대로 각 기업이 지닌 장점과 각자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역할을 잘 분담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영주 부산엑스포 유치위원장은 지금도 해외를 다니며 설득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활동 잠정 중단에도 홍보대사 활동은 계속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한국은 보여 줄 게 아직도 많이 남았다.

우리가 적극 대응하면서 초반 열세를 딛고 분위기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엑스포 유치전은 경쟁국 간 역량 차이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경쟁국들이 각자 강점이 있어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170개국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다. 정부나 기업의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부산시민을 넘어서 전 국민적인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앞으로 남은 PT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함께 현지 실사 이전까지 미군 55보급창 이전 등 부지 확보를 위해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한다. 국회 부산월드엑스포 유치협력위도 이제는 뭐라도 해서 힘을 보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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