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우릴 설레게 했던 드라마들, 웹툰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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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원작의 웹툰들. 쌈 마이웨이, 굿닥터, 그해 우리는, 해피니스, 로맨스는 별책부록(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각 사 제공

인기 드라마들이 줄줄이 웹툰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그간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JTBC ‘이태원 클라쓰’ 등 인기 웹툰이 드라마·영화 등 영상 콘텐츠로 재탄생한 적은 있었지만, 이미 방영된 드라마를 웹툰으로 잇달아 제작하는 건 이례적이라 주목된다. 하나의 IP(지적재산권)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가공하는 ‘원 소스 멀티 유스’(OSMU)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고 있는 ‘굿 닥터’는 드라마의 웹툰화에 성공한 사례다. 이 웹툰의 원작은 2013년 배우 주원과 문채원이 주연을 맡아 인기를 끈 KBS2 드라마 ‘굿 닥터’다. 자폐성 장애와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주인공이 대학병원 소아외과 레지던트로 활약하는 드라마의 큰 줄기를 그대로 따왔다. 웹툰 특성에 맞게 세부 내용을 각색하거나 새 에피소드를 일부 추가해 독자의 흥미를 끌고 있다.

굿 닥터·해피니스부터 사극 허준까지
드라마의 웹툰화 이례적 트렌드로 안착
하나의 IP 여러 형태의 콘텐츠로 가공
기존 드라마 팬층 유입 용이해 확장세

네이버 웹툰에서 볼 수 있는 웹툰 ‘해피니스’도 드라마가 원작이다. 만화의 틀이 된 tvN 드라마 ‘해피니스’는 가까운 미래에 의문의 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드라마에선 배우 한효주와 박형식이 봉쇄된 아파트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렸는데, 웹툰도 같은 설정에서 출발한다. 다만 웹툰에선 주인공이 체내에 감염자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등 드라마와 세부 설정을 다르게 했다.

MBC 인기 사극 ‘허준’도 웹툰으로 새롭게 빚어진다. 콘텐츠 제작사인 드림픽쳐스 21은 지난 3월 웹툰작가 진선규와 손잡고 드라마 ‘허준’을 웹툰화하기로 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IP 확장이라는 최근 추세의 연장선에 있는 작업”이라며 “이번에 웹툰화되는 ‘허준’은 ‘허준: 구침지희’라는 가제로 주인공 허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 작품”이라고 전했다.

SBS ‘아내의 유혹’과 MBC ‘명랑소녀 성공기’도 웹툰 플랫폼 코미코가 구매해 개발 중이다. KBS2 드라마 ‘힐러’도 웹툰에 맞게 각색돼 2차원 온라인 만화 형태로 대중을 찾을 예정이다.

에릭과 정유미가 주연한 KBS2 ‘연애의 발견’과 이나영·이종석의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도 각각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대중을 만나고 있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벌써 26만 4000명이 봤다. 댓글 중에는 드라마와 웹툰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OCN ‘다크홀’과 SBS ‘그해 우리는’은 드라마와 웹툰을 동시에 공개하기도 했다.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와 KBS2 ‘쌈, 마이웨이’도 웹툰으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웹툰이 영화·드라마에 IP를 제공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드라마의 IP를 가공하는 ‘2차 제작자’로 거듭날 수 있는 건 웹툰 시장의 확장이 한몫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달 초 발간한 ‘2021년 하반기·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를 보면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인 만화 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23.5% 성장했다. 연간 수출액 역시 전년 대비 39.7% 증가하는 등 큰 폭으로 뛰었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인기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웹툰은 기존 팬층을 유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며 “우리 기업의 해외 웹툰 시장 진출도 늘고 있어 드라마와 웹툰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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