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짤이 발언’ 최강욱 중징계 후폭풍, 민주 전대 새 변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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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박홍근 단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짤짤이’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강욱 의원에 대해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면서 당내 후폭풍이 거세다. 대표적 강경파인 최 의원에 대한 중징계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의 화두로 떠오른 ‘팬덤 정치’ 탈피의 신호탄으로 읽히지만, 강성 지지층에서는 오히려 “윤리심판원을 징계하자”고 반발한다.

이 문제가 계파 간 쟁점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8월 전당대회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강성 지지층 “윤리심판원 징계”
당내 계파 간 쟁점 비화 조짐

최 의원 사건을 비롯해 당내 성 비위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요구해 온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페이스북에 이번 중징계에 대해 “거짓과 위선, 폭력과 증오로 당을 위기에 빠트리는 강성 팬덤 대신 국민 곁으로 조금 더 다가선 결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 의혹이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결정을 계기로 패배의 근본 원인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나아가 최 의원 등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에 대해 “팬덤에 취해 당을 국민과 멀어지게 하고 지선을 참패로 이끌었다”며 “처럼회는 강성 팬덤에 기대 당과 선거를 망친 책임을 인정하고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범친문계로 분류되는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의원들도 각각 모임을 없애기로 하면서 처럼회 해체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처럼회 측은 “응원하는 (동료)의원, 당원들 목소리도 있다”고 맞섰다.

부산의 한 야권 인사는 “중도층이 ‘반성 없는 정당’이라고 등을 돌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들이 처럼회 소속 의원들 아니냐”며 “심지어 ‘한동훈 청문회’에선 형편 없는 실력으로 당의 수준을 바닥으로 끌어내렸다”고 해체론에 힘을 실었다.

이번 징계 결정 이후 강성 지지층이 모이는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는 “윤리심판원을 징계하라” “‘수박’(배신자)들의 협잡” “박지현을 징계하는 게 더 합리적” 등 반발하는 글들이 쏟아진다. 또 이재명 의원의 팬덤인 ‘개딸’(개혁의 딸)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수박이 최강욱 죽이기에 나섰다” “박지현 뒤에 숨은 수박들이 밀실 공작을 한 것” 등 이번 결정을 거칠게 비난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온다.

여기에 강성 친야 성향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단순 해프닝에 불과한 일을 가지고 ‘성희롱 사건’이라며 허위 사실을 온 나라에 유포했다”며 최 의원 징계를 주장한 박 전 위원장을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22일 경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개딸 측에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과도한 공격을 하지 말라고 요청한 이 의원 측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당내 공방이 격화될 경우 본격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20일 “최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온라인 회의에 여성 보좌진이 참석한 가운데 성희롱성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점, 해명 과정에서 부인하면서 계속해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을 줬다”며 중징계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날 윤리심판원에 참석한 최 의원은 제기된 의혹을 끝까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리심판원의 징계 결정은 22일 비대위 보고 절차만 남았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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