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까지 멧돼지 출몰… 주민 불안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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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먹이를 찾아 내려온 야생 멧돼지들이 주택가 인근 산책로까지 출몰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한다.

23일 오전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한 아파트 인근 산책로에는 ‘멧돼지 출몰 주의’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최근 이 산책로에 멧돼지가 자주 출몰해 불안하다는 주민의 민원을 받고 북구청이 지난 20일 내건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멧돼지가 산에서 먹이를 찾기 위해 내려와 주택가 근처에서 목격되고 있다면서 불안감을 드러냈다.

북구 만덕동 아파트 인근서 목격
“작물 망친다” 포획 요청 민원도
북구, 올해 출몰 신고 건수 10건
부산시 “대대적 포획 작업 진행”

아파트 주민 박 모(56) 씨는 “최근 멧돼지가 발견된다는 이야기가 들리면서 밤에는 아파트에서 산책로로 통하는 문을 닫아놓는 것으로 안다”면서 “평소 운동도 하고 산책도 많이 다니는 곳인데 멧돼지가 나타난다는 소리를 들으니 잘 안 가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북구청에는 멧돼지를 포획해달라는 주민 민원이 접수됐다. 이 주민은 지난달부터 금정산 자락에서 내려온 멧돼지가 농작물을 파헤치는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아파트 산책로까지 출몰하고 있다면서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같은 전염병이 확산하면서 지자체가 멧돼지 포획을 강화하고 있는데도 먹이를 찾으러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금정산과 맞닿은 북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기준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 건수는 5건이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만 10건이 접수돼 신고가 배로 늘었다. 포획량도 지난해는 연간 4마리에 그쳤지만 올해의 경우 현재까지 이미 4마리가 잡혔다.

지자체에서는 유해야생동물 기동포획단을 운영해 멧돼지 포획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2020년 263마리였던 멧돼지 포획량은 지난해 423마리로 60% 이상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5월 기준 199마리가 포획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이후 환경부가 야생 멧돼지 집중 포획을 강조해 포획 수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면서 “부산에서도 양돈 농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포획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북구청은 멧돼지 출몰 위험이 있는 지역에 대처 요령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게재하고 특별순찰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구청 관계자는 “멧돼지의 출산기인 4~6월에는 북구뿐만 아니라 다른 구·군에서도 멧돼지가 자주 출몰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상습적으로 발견되는 지역에 포획단을 집중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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