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 세계 1·2위’ 코스닥·코스피, ‘반대매매’ 물량 탓?
정부당국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주요국 증시보다 많이 하락한 주요 이유로 신용거래 관련 반대매매로 인한 매물 압력을 꼽았다. 경기 침체 우려와 고환율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 반대매매 물량이 터져 나오며 낙폭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말 893.36에서 최근 거래일인 이달 24일 750.30으로 16.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685.90에서 2,366.60으로 11.89% 내렸다. 외국의 증시와 비교해 그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실제로 전세계 대표 주가지수 40개 가운데 코스닥과 코스피 하락률은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23일 현재 신용 잔고 19조 원
21일 만에 2조 넘게 줄어들어
이달 들어 24일까지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 7000억 원으로, 1월(20조 7000억 원) 대비 20% 가량 줄었다. 반면 반대매매 물량은 주가 하락에 따라 급증하는 추세다. 반대매매는 지수 하락으로 주식 가치 평가액이 담보 유지 비율 아래로 내려갈 때 이뤄지며, 통상 전날 종가의 하한가로 주문이 들어가기에 지수의 추가 하락을 불러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19조 2160억 원으로, 이달 2일(21조 5313억 원) 대비 2조 원 넘게 줄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개인이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에 투자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주가 급락으로 증권사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신용잔고가 줄어든다.
금융당국은 최근 반대매매가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 상황을 점검해보기로 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4일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증시점검회의를 열고 증시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로 필요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배동진 기자 dj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