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주의’ 단계 격상… 부산시, 비상방역대책반 운영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모니터에 지난 23일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원숭이두창에 대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주의’로 격상되면서 부산시도 관련 방역대책반을 꾸려 지역 환자 발생에 대비한 방역체계 강화에 나섰다.
부산시는 5개 팀, 총 14명으로 구성된 원숭이두창 비상방역대책반을 구성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26일 밝혔다. 비상방역대책반은 지역 의료기관과 긴밀한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의심 사례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한다. 이를 위해 시는 지역 대학병원을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의심사례가 발생하면 격리 및 접촉자 모니터링 등을 추진한다. 전담의료기관의 국가지정 격리입원병상을 활용하여 의심환자 격리와 확진자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는 계획도 수립 중이다.
대학병원,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
의심환자 격리·확진자 치료 계획
그동안 부산시는 해외 원숭이두창 확산에 따라 부산시감염병관리지원단과 함께 모의훈련을 실시하고, 감염내과 전문의를 자문 교수로 위촉해 △원숭이두창 역학적 특성 △공동 대응 요령 등 구·군 감염병 담당자 교육을 시행했다.
부산시 조봉수 시민건강국장은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와 달리 전파력은 높지 않으나 치명률은 3∼6%로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에서는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하는 시민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2일 국내에서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부산에서도 원숭이두창 의심환자가 신고됐으나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해외 입국자인 의심환자가 입국 뒤 하루 이상 방치되는 등 입국 과정에서의 방역 공백이 확인되기도 했다. 현재 입국 뒤 21일 이내에 원숭이두창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와 부산시 원숭이두창 비상방역대책반(051-888-3354), 구·군 보건소에서 상담할 수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지정 여부를 두고 관련 회의를 진행한 결과, 현시점에서는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PHEIC는 유행 질병 관련 WHO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다. 다만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긴급위원회 회의를 소집했다는 것 자체가 원숭이두창의 국제적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경고했다.
김백상 기자 k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