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치료 늦다” 60대, 부산대병원서 방화 난동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응급실에서 60대 남성이 불을 질러 의료진과 환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병원 측의 신속한 대처로 대형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 남성은 앞서 병원에서 난동을 벌이다 경찰에 의해 귀가 조처당했지만 다시 병원을 방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부산 서부경찰서는 서구 아미동 부산대학병원에서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죄)로 60대 A 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몸·바닥 휘발유 뿌리고 범행
신속 대처로 큰불 번지진 않아
환자·의료진 47명 대피 소동
A 씨는 지난 24일 오후 9시 45분 병원 1층 응급실 입구에서 자기 몸과 병원 바닥에 2L짜리 생수통에 담아온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다행히 병원 의료진들이 A 씨를 제지하며 소화기와 소화전으로 불을 진화해 큰불로 번지지 않았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A 씨의 방화를 보고 의료진이 매뉴얼대로 신속하게 대처했고 스프링클러도 터지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 불로 A 씨는 어깨부터 다리까지 2~3도의 화상을 입었고, 병원 바닥 일부에 불이 옮겨붙었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응급실 환자 18명과 의료진 29명 등 47명이 긴급하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병원 응급실은 한동안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오후 아내의 치료를 위해 119에 신고해 아내와 함께 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뒤 의료진에게 치료를 신속하게 하지 않는다며 고성을 지르고, 의료진이 치료를 위해 부인의 팔을 결박하자 이를 풀어주라며 난동을 부렸다. 이후 출동한 경찰이 A 씨를 귀가시켰지만, 약 3시간 이후 다시 병원 응급실을 찾은 A 씨는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부산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A 씨는 연기를 마셔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향후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