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날 을숙도는 오페라의 향연으로 물든다
올 7월 부산 사하구 을숙도가 오페라로 물든다. 올해 8회째를 맞는 ‘을숙도 오페라축제’가 다음 달 한 달 동안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을숙도문화회관이 주최하는 이번 축제는 7월 1일부터 30일까지 펼쳐지며, 총 8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정통 오페라 두 작품과 창작 오페라 두 작품, 콘서트 오페라 1건, 프린지 공연 3건이 준비돼 있다. 을숙도문화회관 측은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작품을 부산을 대표하는 오페라단과 오케스트라로 구성해 시민들에게 풍성한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오페라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올해도 축제의 역사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을숙도 오페라축제 내달 1일 개막
한 달간 을숙도문화회관서 공연
개막작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기적’
폐막작 ‘라 보엠’ 등 8개 작품 무대
개막작은 다음 달 1일과 2일 공연하는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기적’이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 고귀한 인류애를 실천한 라루 선장의 흥남철수 이야기를 담은 오페라로, 을숙도문화회관에서 초연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전국공연예술 창·제작 유통협력지원사업 제작’ 공모에 선정돼 을숙도문화회관, 거제시문화예술재단, 김포문화재단, (주)오픈씨어터가 공동 주관해 만든 작품이다. 작곡과 대본은 이용주 작곡가, 연출과 각색은 이혜경 (주)오픈씨어터 대표가 맡았다. 공연에는 국내 정상급 성악가와 소리얼필하모닉오케스트라, 메트오페라합창단, 거제시소년소녀합창단 등이 참여한다.
다음 달 9일에는 부산캄머오페라단의 마당극 오페라 ‘말뚝이 가라사대’를 무대에 올린다. 전통 마당극에 오페라의 옷을 입힌 창작 오페라이다. 우리나라 가면극과 서양의 오페라를 융합해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이달균 시인의 사설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를 원작으로 한다. 제2과장 ‘오광대 놀이’와 제3과장 ‘비비’ 2개의 과장을 각색해 대본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달균 창작대본, 전욱용 지휘, 박기량 연출이 참여한다. 등장인물 간 분열과 대립이 결국에는 화해와 조화로 마무리되며,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
다음 달 16일에는 부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콘서트 오페라 ‘마술피리’를 공연한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인 이 작품은 소박한 가곡, 익살스러운 민요, 진지한 종교음악, 화려한 이탈리아 오페라 스타일이 고루 섞여있다. 오페라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다채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지휘 김봉미, 연출 최윤호, 소프라노 정애린, 테너 조윤환 등이 참여한다.
다음 달 23일에는 드림문화오페라단의 ‘팔리아치’를 만날 수 있다. 김유섬 예술총감독, 박지운 지휘, 장진규 연출의 작품이다. ‘팔리아치’는 광대들이라는 뜻으로, 광대들 사이의 치정극을 2막 구조로 짧게 구성했다. 테너 김지호, 소프라노 오예은 등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들의 화려한 연기를 볼 수 있다.
폐막작으로는 다음 달 30일 나눔오페라단의 ‘라 보엠’이 선정됐다. 전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단골로 무대에 오르는 푸치니의 오페라다. 가난한 예술인과 그들의 연인이 궁핍한 삶 속에서도 사랑과 우정으로 기뻐하고, 질투와 죽음의 고통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현실적인 내용을 담았다. 이칠성 예술감독, 김봉미 지휘, 김성경 연출, 김정아의 기획으로 웅장한 오페라를 경험할 수 있다. 이밖에 다음 달 5일과 12일, 19일은 오페라 프린지 공연으로 이태리음악연구회, 온누리오페라단, 카메라타부산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오페라의 주요 아리아를 성악과 기악곡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을숙도문화회관 관계자는 “실력 있는 오페라 공연을 무료로, 혹은 최대 3만 원의 관람료로 만나볼 수 있는 데다가 예매를 하면 20%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며 “신선한 구성과 볼거리,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공연으로 올여름 오페라의 경쾌한 매력에 빠져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고, 예매는 을숙도문화회관 홈페이지와 예스24티켓에서 할 수 있다. 051-220-5811.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