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벤처기업 자금 조달 창구 ‘코넥스’, 갈수록 외면받는 이유는?
중소 벤처기업을 위한 주식 시장인 코넥스(KONEX)의 성적표가 부진하다. 상장 기업이 매년 감소하고 올 들어 일 평균 거래대금도 급감했다.
코넥스 시장은 설립 초기 단계에 있는 중소 벤처기업이 자본시장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2013년 신설된 중소기업 전용 시장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 상장기업 수는 2017년 154개를 기록한 이후 2018년 153개, 2019년 151개, 2020년 143개, 2021년 131개 그리고 올해 6월 28일 기준으로 124개로 집계됐다.
올해 상장 124개, 6년래 최저
일 평균 거래대금, 작년의 절반
코스닥 직상장 자금 조달 유리
연도별 상장 승인 현황을 보면 감소세는 더 뚜렷하다. 2019년 상장이 승인된 기업은 17곳이었으나 이후 2020년 12곳, 2021년 7곳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는 2곳에 불과했다.
일 평균 거래대금도 줄고 있다. 6월 28일 기준 코넥스의 올해 일 평균 거래대금은 35억 4900만 원으로, 지난해(68억 9244만 원) 대비 반 토막 났다.
기업들이 코넥스보다 유동성이 더 풍부한 코스닥에 직상장하는 것이 자금 조달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면서 코넥스 상장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6월 28일 기준 코넥스의 시가총액은 4조 5630억 원으로 코스닥의 333조 8820억 원의 약 1.3%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현재 상태의 주식시장의 규모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시가총액이 클수록 인지도가 높고 인기가 좋다.
여기다 2017년 이후 코스닥 상장 규정이 완화되면서 기업들이 코스닥에 진출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점도 코넥스가 외면받는 이유로 꼽힌다. 코스닥 종목 수는 2017년 1270개를 기록한 이후 2018년 1326개, 2019년 1408개, 2020년 1471개, 2021년 1536개 그리고 올해에는 1564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거래소는 특단의 지원책을 꺼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넥스 상장 기업을 위해 상장주선수수료, 지정자문인수수료 등의 비용을 50% 지원한다. 신규 상장사 1곳에 지원되는 예산은 약 6200만 원이다. 또 영업이익 등 재무 요건 평가 없이 시가총액과 유동성 평가만을 통해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할 수 있는 요건을 신설했다. 아울러 개인 투자자가 코넥스 시장 투자 시 3000만 원 이상의 기본예탁금 등을 보유해야 하는 제도도 폐지한다. 김형 기자 moon@